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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감정표현

by 진실한토마토 2013. 9. 11.

아이의 감정은,

어른의 감정만큼 동등하게 수용되고 이해되어야하지만,

그 크기 역시 아이의 눈높이에서 옳바르게 가늠되어야 합니다.

마치 남녀평등을 논할때와도 같습니다.

다른 두 대상이 평등을 논할땐 그 기준점인 '다름'도 참고 대상이 되어야하니깐요.

 

아이가 우는 마음은 어른과 다를바없이 상심한 마음이 틀림없지만,

어른의 감정만큼 진지하거나 지속적이지는 않습니다.

아이는 어른만큼 울것일까 말것인가를 절제하지 않으며,

양육자(상대)의 기대에 못미칠까 본능적 두려움이 있을뿐,

어른만큼 상대의 반응에 민감하지도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그 둘의 차이는 '면'에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감정표현이 부끄럽지 않으니까요.

 

다시 말해.

어른은 개개인의 경험에 비추어 그 감정을 표현할지를 결정하곤 합니다.

그러니 아직 감정표현에 서투른 것 외에 순도 100프로인 아이의 감정과 비교했을때,

같은 감정이라도 조금 더 과장되보이기도 혹은 절제되 보이기도 할 것이니,

아이의 감정과는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가장 쉬운 예를들어,

댁의 아이가 살짝 넘어져 아프지 않아 보이는데 하늘 꺼져라 울어댑니다.

왜그럴까요.

아이의 눈물은 거짓일까요?

 

조금 어렵죠.

쓰는 저도 일반인일뿐이라 어렵기만합니다.

 

그러나 열심히 생각을 정리해보면,

저는 어른과 아이의 감정은 동등하게 수용되어야하지만,

그 감정을 가늠하는 방식에는 차이를 두는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즉 위의 '넘어진 아이'의 눈물은 진심이며 감정역시 수용되어야하지만,

그 표현되어지는 방식은 어른의 것과 다르다는 말입니다.

같은 상황에서 만약 어른이 하늘 꺼져라 울어댄다면 우린 어떤 생각이 들까요.

아마도 그 사람은 다른 아픔이 있는가보다 하고 추측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어른의 경험에 비춰봤을때 그 정도(넘어져서 아픈정도)의 아픔은 그만큼 울 정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각도라면 넘어져 우는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인 우리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살짝 넘어진 것 따위가지고 울어대는 아이가 나약한 것으로,

그래서 '용기'를 내야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겠죠.

여기서 아이에게 필요한 건 '용기'가 아니라 당신의 '공감'일 뿐인데 말이죠.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

아이의 감정이 순수 100프로라고 이야기 한 것은 결코 '숨은감정'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쭈욱 감정을 인식하고 그 표현방식을 배워갑니다.

슬플때나 아플땐 울고 기쁘고 즐거울땐 웃는것이 가장 기본이 되겠지만,

때때로 우린 쉽지않은 감정에 맞닥드리게됩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은 종종 어른이 되어서도 해결되지 않지요.

게다가 아이에겐 그 어떤 감정도 아직은 익숙해지는 과정일 뿐입니다.

그러니 화가 날때 울 수도 한가지 상황에 두가지 감정이 들 수 도 있는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우린 아이에게 그럴 수 있다고 공감해주고 엄마도 그렇다고 이야기 해 주면 좋습니다.  

 

한번은 아이가 화가날때 울음을 터트리길래 저는 "아가, 화가 나면 화를 내는거야."라고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번엔 "화를 낼땐 소리를 지르는 방법도 있겠지만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또박또박 말하는 방법이 있단다.

그 누구도 소리지르는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듣고싶진 않거든."

또 한번은 "너를 때리거나 네 물건을 빼앗으면서 정말 형편없이 구는 친구가 있을땐 잠깐 버럭 소리를 질러도 좋아"

라는 식으로 저는 한가지 감정이 다른 상황에서 얼마든지 다르게 표현되어도 좋다는 것을 이야기 해 주려 노력합니다.   

 

다시 '숨은감정'에 관하여,

저는 어른들 중에 걱정되면 화를 내는 사람을 몇차례 본 적이 있습니다.

좋으면서 심술부리는 사람도,

슬픈데 농담하는 사람도 본 적이 있습니다.

모두 감정을 숨기는 교육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물론 우리는 화가난다고 소리치고 슬프다고 엉엉 울어버릴 수도 없는 이미 '어른들'이지만,

적어도 우리 마음 뒤에 숨은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는 알아봐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최소한 알아챈 마음을 꾹꾹 눌러 방치한채로 곪아 터지게는 하지 말아야하지요.

나잖아요,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소중한 내 마음이 슬프다는데 아프다는데 화가 난다는데 어찌 그리 무심할 수가 있나요.

   

감정이 격해졌으니 여기서 마무리.

 

1. 아이가 감정 표현이 격해보이더라도 감정은 충분히 허용하되 그 수위를 어른과 동일선상에 놓고 제지하지 말기.

2. 숨은감정을 알아채주고 인정해줄것.

3. 동시에 우리 각자의 숨은감정에도 예민해질것, 보듬어 줄 것.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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