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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선 희귀병, 햇빛 알레르기

by 진실한토마토 2020. 11. 4.

개그우먼 박지선 사망 기사가 나온 지 이틀이 지났다. 

처음엔 믿기지가 않아 정정기사가 나오길 바랬는데

나중에 중국에까지 기사가 뜨는것을 보고
비로소 진짜구나 했다.

세상에...

 

포스팅을 하기 전, 먼저 박지선씨의 명복을 빕니다......▶◀ 

 

햇빛 알레르기는 나에게 낯설지 않다.

초등학교 때에는 단백질 알레르기로 고생하느라

한참 키가 클 나이에 '우유, 고기, 계란'등

꼭 섭취해줘야 할 음식들을 못 먹고 자랐는데

한번 먹기라도 하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밤새도록 피가날때까지 온몸을 구석구석 

긁곤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럴 때마다 늘 안타까워하셨던 

엄마의 무거운 표정도 잊히지 않는다.

아이를 낳고 보니 알 것 같다.

아이가 아플때마다 가능하다면

차라리 내가 대신 아프고 싶은 심정을.

 

한 번은 가족들끼리 삼겹살을 먹는데

내가 너무 먹고 싶어 하니까 

엄마가 먹고 약먹으라며 찬스를 주는 바람에

토할 만큼 한꺼번에 많이 먹었던 기억도 있다.  

 

그러다가 중학생이 되면서

단백질 섭취는 가능하게 되었고

난데없이 햇빛 알레르기라는 피부질환에 걸렸다. 

그냥 알레르기 체질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민감한 피부는 각종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집에는 알레르기 약이 상비되어있으니

다만 심각하지 않음에 감사할 뿐.  

 

아무튼 덕분에 학창 시절

체육시간마다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햇빛 알레르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고

나의 팔과 다리는 햇빛을 받을때마다

붉게 일어났다.

그런데 사춘기라 그랬을까.

그때만 해도 아프고 가려운 것보다

창피한 것이 더 싫었던 것도 같다. 

그렇게 나는 사춘기 때 알레르기약을

늘 달고 살았고 감히 햇빛을 올려다보지 못했다.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나의 햇빛 알레르기는

점차 호전됬고 성인이 된 지금은

오랜 시간 햇빛에 노출되어도

딱 정상인만큼만 붉어지는 정도다. 

대신 다른 각종 알레르기 증상이

종종 일어난다. 

 

그런데 박지선 씨는 

얼마나 햇빛 알레르기가 심했으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또 딸을 혼자 보낼 수는 없다며

함께한 어머님은 대체 어떤 심정이었을까.

자식이 아프면

부모가 자식보다 오래 못 살까 봐

자식을 끝까지 돌보지 못할까 봐

그리 걱정한다던데

그런 마음이었을까.

같은 부모의 입장이어도 

나는 그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다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가족을 둘이나 잃은 

박지선 씨의 다른 가족들은

또 어떤 심정일까.

 

사실 나는 박지선씨와 어머니의 

죽음에 여전히 의문이 든다.

내가 엄마라면 나는 따라가는 쪽이 아닌

딸을 살리는 선택을 하고 싶을 것 같기때문이다.

사정이 있었을테다.

그 어떤 말못할 사정이 있었을까.

 

결국 명확한 사인에 대한 조사는

경찰의 몫이겠다.

 

마지막으로 故박지선 씨의

미소가 담긴 사진 한 장을 남겨본다. 

박지선씨와 그 어머니가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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