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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펜트 하우스 이지아 복수극

by 진실한토마토 2020. 11. 3.

얼마 전 시작한 SBS 월화 드라마
‘펜트 하우스'가 연일 화제다. 

상류층을 상징하는 100층 펜트 하우스의
입주자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욕망과 야심을 충격적이고
자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3회차 시청 후 영- 기분이 별로다. 

 

종종 '막장 드라마'를 시청할 때 이런 기분이 들곤 하는데

뭐랄까 '불편한데 궁금한 드라마'라고 해야 할까.

보는 내내 '말도 안 돼' 내지는
‘설마'라는 혼잣말을 되뇌이면서

나는 구태여 이 불편한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이상한 것일까?

이 드라마에서 그나마 정상적이라고 보이는 사람은

딱 한 사람, 이지아(심수련 역) 뿐이다. 

 

먼저 드라마 작가 김순옥에 대해서 살펴보자.

김순옥 작가는 알고 보니 드라마 <아내의 유혹>
<황후의 품격> 대표적인 '막장 드라마'를
탄생시킨 대가였다. 

어쩐지 보는 내내 <황후의 품격>이 떠오르더라.

그때도 보기 싫은데 보고 있는 웃긴 상황을 연출하다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서 포기했는데 

이번엔 몇 회 까지 볼 수 있을까. 

 

또한 이 드라마는 <SKY 캐슬>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상류층의 문화와 입시문제 그리고 살인사건까지

두 드라마는 언듯 닮은 점이 많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SKY 캐슬>의 인물들은

각자 캐릭터가 분명하고 스토리도 나름 임팩트 있다.

그에 비해 <펜트 하우스>는 아무리 봐도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서 과장되어있고

이지아(심수련 역)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가 하나같이 일관적으로 '악하다'는 특징 

과장되고 잔인하고 도무지 인간의 선한 면은

찾아볼 수가 없다.

심지어 이 드라마에는 그 흔한 '캔디'도 없다.

부자여도 가난해도 똑같이 악하고

도덕성은 '개미 똥구멍' 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다.

설마 그게 '현실'이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까?

 

특히 '모든' 아이들의 캐릭터를

악하게 설정했다는 점이 안타깝다. 

심지어 길 강아지를 데려다 병을 고치기 위해 

민설아(조수민)는 신분을 위조하고 간식을 훔쳐가며

아르바이트를 한다.

또 때로는 당당하고 때로는 비굴하다. 

도무지 일관성없는 캐릭터이지 않은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펜트 하우스>가 불편한 이유 몇 가지를 더 들어보겠다. 

 

첫째, 아이들에게 마치 '심장'이 없는 것 같다. 

집단 따돌림 등 사춘기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은

분명 현실적인 부분을 반영했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망설임이 없다.

그 흔한 방관자조차도 없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다 잔인하다.

선생님이라고 민설아를 따르던 은별이 조차도

여동생 석경이를 챙기는 석훈이 역시도

철저히 내 기대를 벗어났다. 

 

둘째, 야심에 눈먼 상류층 부모에게

과연 '자녀'의 인성은 중요하지 않을까? 

이 드라마에서는 그 어떤 부모도

자녀의 '인성'따위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과격한 대비가 좀 엉뚱하지만

역시 이지아(심수련 역)만이 

마치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보인다.

 

마지막으로, 유진(오윤희 역)의 설정이 가장 애매하다.

처음에는 자칫 '캔디'로 오해할뻔했는데 

지난밤 3회분에서 딸 배로나를 위해

수석으로 합격한 민설아(조수민)을

해치려고 하는 장면에서 참다 참다 그만 '멘붕'이 왔다.

어리석은 것이 도를 넘지 않았는가?

자식을 위한다는 그 어떤 부모가 

그처럼 매번 어리석은 판단을 할 수 있는지.

수년 전 콩쿠르에서 트로피를

강제적으로 뺏으려고 하는 말도 않되는 설정도 그렇고

김소연(천서진 역)의 사회적 지위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딸자식을 위한다는 엄마가 대책없이 무식하게 들이박은 점

입시를 앞두고 입시곡이 독일 가곡인지

이탈리아 가곡 인지도 공지를 확인 안 하는 본인과 부모가

과연 있을 수 있을까?

 

탄탄한 출연진들을 보고 내심 기대했는데

요렇게 스펙터클한 '막장 드라마'를 만들어내다니.

작가의 의도도 무척 궁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나는 당분간 투덜거리면서도

계속 이 드라마를 시청하게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이지아,엄기준, 김소연씨의 팬인데

어쩌면 연기자로서 욕심이 날 정도로

강한 캐릭터 (특히 '악역')가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일까.

어떻게 이 드라마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또한 궁금하다. 

 

한편 아직까지 이지아(심수련 역)만큼은

유일하게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그런데 내 예감이 틀리지 않다면

아무래도 오늘 밤(4회분)부터

이지아(심수련 역)의 복수극이 펼쳐지지 않을지.

결국 드라마 <펜트 하우스>에서는

그 어떤 '캔디'도 '영웅'도 등장하지 않을까.

복수극이라도 좋으니 다만 너무 치졸한 복수극이 아니기를.

마지막까지 이지아(심수련 역) 만큼은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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