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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남자 어른 극복기 2탄_110923

by 머니위너 2013. 7. 17.

 2탄일까.


사실 시은이 두돌 전에 써놓고 올리지 못한 유사한 주제의 글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올려봐야겠다 싶어,


바로 2탄으로 넘어간다.


 


벌써 그제 일이다.


사실 엄마랑 아빠랑 가벼운 언쟁을  후였다.


  기분이 별로인 상태에서,


그나마 시은이가 있어 자연스레 종료가 되었던 상황.


 


여기서 잠깐 변명을 하면,


 시은이 앞에서 가급적이면 부부싸움을 하지 않으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숨기지 않는 편이고 숨길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적당한 시기에  시은이에게 이야기해준다.


사람들은 누가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서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조율이 필요한데,


 과정에서 때론 화가 나거나 심하게 언쟁을 하기도 한다고,


  엄마 아빠는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많이 다투고 화해한다고 이야기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시은이 엄마 아빠는 벌써 결혼 7주년 기념일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


남들처럼 충분히 사랑하고  다투는 평범한 부부일 뿐이다.


참지않고 표현하되 서로에게  상처주고  사랑하는 방식을 택하려는 노력은,


물론 서로를 아직 많이 사랑하고있으니 가능하리라 나는 생각하는 편이다. 


 


그건 그렇고,


 


그제 밤에는 보통 남자 시은아빠가 앞에서 깐죽깐죽 아빠말을 거스르는 시은이를 보고,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시은이 엉덩이를 털썩 하고 때리고야말았다.


자기말로는 살짝 친것 뿐이라는데,


그렇게 변명하는 것을 보니 오히려 내심 자기 감정조절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듯하다. 


 


이유야  너무 간단해서.


아빠가 만지지 말라고  것을 시은이가 청개구리처럼 계속 만졌나보다.


근본적인 잘못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알려면,


그 물건이 무엇이였는지도 중요하지만,


아빠가  아빠식으로 차근차근 설명하지 못하고,


그렇게 대처한 것이 또 썩  맘에 들지 않는다.


 


아무튼 아빠의 중요한 물건을,


장난감처럼 게다가 청개구리처럼 아빠말을 거스르며 계속 만져댔으니,


잘못은 일단 시은이가  것은 틀림이 없다.


여기서  그것이 고의적이였는지 아니였는지도 상당히 중요한데,


고의적이였음이 분명하니 시은이가 상당히 잘못한 상황이 맞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일로,


자기화에 못이겨 어른이 손으로 아이의 엉덩이를 때린것은 옳지 않다.


  상황을 시은이에게  이해시킨 ,


우는 시은이가 불편한 마음을 스스로 아빠에게 전달하길 바랬다.


두려움을 주는 대상에게 울지않고 자기의 생각을 또박또박 전달하는 ,


어쩌면 시은이에겐 아주 좋은 경험이 되어  것도 같았다.

 




우리 대화:

 

아빠방에서 시은이가 울며 엄마에게 찾아와 안겼다.

 

시은: (억울한듯 소리내어 울려엄마아~~~~, 아빠가 때렸어.


엄마: (침착침착 일단  손으로 부드럽게 시은이 어깨를 감싸며)


시은아엄마봐울지말고 얘기해야지.


시은(울먹울먹아빠가 시은이 엉덩이 때렸어.


엄마: (최대한 부드럽게 그랬는지 얘기해줄래~?


시은시은이가 만지지 말라는거 만졌거던.


엄마아빠 물건 만졌어?


시은: (눈빛이 수그러들며


엄마아빠 물건을 아빠 허락없이 만지니까 그렇지.


시은: … (여전히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엄마시은이 속상해아빠가 엉덩이 때려서?


시은시은이 속상해.(입을 삐죽삐죽)


엄마그런데 아빠가  시은이를 때렸는지는 알지?


시은시은이가 잘못해서.


엄마그래시은이가 먼저 잘못했네.


      근데 그래도 아빠가 시은이 엉덩이를 때린건 너무했다.


      시은이가 이렇게 속상해하는데.


시은: (안기며) 엉엉.


엄마우리 시은이아빠한테 가서 말해보는건 어떨까?


      아빠시은이가 잘못했어요.


      그런데 아빠가 시은이 엉덩이를 때려서 속상해요.


앞으로는 때리지 말고 말로  주세요이렇게.


시은(엄마 눈을 빤히 바라보다가엄마랑 같이가.


엄마아니아니이건 시은이랑 아빠의 일이야.


      시은이가 가서 이야기해야지.


시은: (뒤로 빼며엄마랑 같이가엄마가 얘기해줘시은이 무서워.


엄마아빠가 뭐가 무서워금방 엉덩이 맞았던 그 일이 무서운거지.


      시은아..(다시 쪼그리고 앉아 눈높이를 맞추며)


      시은이가 직접 이야기해야해.


      무섭지 않아.

 

      어린이는 보통 몸으로 자기를 보호하지만,


      어른은 말로써 자기를 보호하거든.


      불편하고 싫은게 있으면 울지말고 또박또박 이야기해야해.


      아빠도 그걸  좋아하실거야.


시은: (…뒤로 빼다가 엄마에게 살짝 밀려 아빠방으로 쭈삣쭈삣 들어감)


     아빠… (조금 울먹이며)


     아빠시은이가 잘못했어요.


     근데 때리지말고 말로했으면 좋겠어요.


 


  순간 시은이가 얼마나 의젓하게 느껴졌는지.


나의 어린시절이라면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을텐데.


두렵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그렇게 또박또박 자기 생각을 말하는 시은이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그런 감격의 순간에도 언제나 옥의 티는 있는법.


안타깝게도 위의 대화에서,


엄마는 시은이와 한국말로 이야기하였기에,


막판에 아빠는 무슨상황인지 미처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듯 하다.


물론 시은이의 어른스러운 말투에 아빠도 금새 부드러워지며 시은에게 웃어주었지만,


욕심 같아서는 마지막 시은이 멘트에,


아빠가 엉덩이 때린건 미안하다라고 대답해줬음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에효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으니까!



 

아무튼 엄마생각이지만 시은이는 이번에 좋은 교훈을 얻었을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는 자주 이런 기회가   같은 예감도 든다.


낯선 사람(특히 어른남자) 대할때나,


유치원에서 선생님을 대할때,


혹은.


두렵게 느끼는 어떤 대상을 대할때,


한번 두번,


보이지 않는 두려움을 극복하면서,


엄마는 아이 자기자신을 드러내는데는 절제하고,


자기생각을 표현하는데는 충분히 자유롭고 용감하길 바란다.


 


바램은 어디까지나 바램일 뿐이지만,


아이가  해내주었으면,


그래서  흥미롭지만 험난한 세상에서,


아이 스스로 자기자신을 온전히  지켜낼  있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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