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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달나라엔 정말 토끼가 살고있을까_101103

by 머니위너 2013. 7. 15.

어제 저녁 시은이에게 <달 샤베트>라는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구름빵>의 저자 백희나님의 두번째 창작동화이다.

 

그 내용 중 이 포스트를 쓰는데 필요한 이야기만 해 보자면 (소개글은 메모 게시판에 스크랩해두었다),

 

무더운 여름날 밤 아파트에 사는 반장 할머니가 뚝뚝 한방울씩 흘러내리는 달을 담아다가 샤베트를 만들고... (생략),

 

참, 달이 사라지는 바람에 집을 잃어 난감해진 토끼 두마리도 등장한다. 

 

아무튼 나는 시은이에게 이 이야기를 매우 즐겁게 읽어줬고,

 

시은이 역시 호기심 충만한 눈빛으로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런데 문득 한가지 의문이 생겨버렸다.

 

어쩌면 이미 오래전에 내게 던져진 과제였던 하지만 의식적으로 미루어왔던 주제,

 

아무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이렇게 오늘 오후가 되서야 글쓰기를 시도한다.

 

 

 

나는 말이다.

 

아이에게 달나라의 토끼 이야기를 해 주면서,

 

동시에 우주 행성의 하나인 달의 형상과 주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되는 것일까?

 

일년 내내 했던 착한일을 손꼽으며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에게,

 

한손엔 성격책을 들고 성탄절의 유래와 그 의미에 대해서 알려줘도 좋을까?

 

언제부터 어느정도 아이에게 사실과 현상에 대해 좀 더 투명하게 이야기해도 좋은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문득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알고있는것만 같아졌는데 조금 불편해졌다.

 

나는 과연 어른이였다.

 

모르는 것을 빼고는 다 알고 있고 내가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이해력이 높았지만,

 

아무리 오랜 시간을 들여 공들여봐도 없는 세계를 상상해 낼 수는 없는 (믿을 수 없는),

 

이미 그런 나는 어른이였던 것이다.

 

 

  

사실 나를 포함해 세상의 대부분 부모들은 아주 잘 알고 있다.

 

참된 부모의 역할이란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돕는것이며,

 

또 그리할때 아이는 비로소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주 자주 욕심이 그 마음을 지배하게 내버려둔다.

 

아이가 달나라의 토끼를 맘껏 상상하길 희망하면서 한편으로는 행성으로써의 달도 이해해주길 바라지만,

 

이 두가지 사고의 뿌리를 아이에게 동시에 심어 줄 수는 없다.

 

 

 

아.. 혼란스럽다.

 

이제부터 펼쳐놓은 생각들을 정리해봐야겠다.  

 

일단 나는 전문가가 아니어서 표현하자면,

 

아이들의 이런 상상력을 언제까지 내버려둬야 좋을지에 대한 적절한 시기에 대해선 언급할 수가 없다.  

 

게다가 나는 아직 정확한 단어 사용에 좀 서투른데 (이것은 어른이 되고 안 사실이다) 이 점은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변명하자면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도 사전을 보는것이 아니겠는가! (하하하)

 

비록 여전히 소통에는 갖가지 문제가 존재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여기서 말하는 상상력의 의미를 조금 좁혀보면,

 

기본적으로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것을 말하며 (어른의 상상력은 현실을 토대로 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것은 어떤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내거나 혹은 재 창작해 낼 수 있는 근간이 되겠다.

 

듣고보니 굉장히 중요해서 아이의 교육에 있어서는 더더욱 빼놓을 수 없는 것인데,

 

그래서 부모들의 마음은 더 분주해질테지만,

 

내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우리모두 아주 조금만 더 기다려줬으면 한다.

 

물론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 시기가 언제가 좋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내 아이가 좀 더 크면 알 수도 있을것 같다),

 

확실한 것은 아이들이 접할 모든 사실 (지식)은 그 시기와는 관계없이 언제든지 얻어질 수 있는 것들이지만,

 

상상의 끈은 때를 놓치면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에 문득 나는 어딘가 한 대 엊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버뜩 들었고,

 

곧 아이에게 달이 녹아내려 집을 잃은 토끼 두마리가 결국은 달맞이 꽃에 의해 다시 집을 찾게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마져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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