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시은이가 그토록 애타게 불렀던 '물놀이'를 다녀왔다.
금요일 저녁부터 내일 물놀이 가는거야? 라고 연신 확인을 해대던 시은이.
실내 수영장에 도착해서 들어가는 정문 앞에서 그만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와~~~~~~~~! (물놀이 포스터만 보고)
그리도 좋을까!
지난번에 왔을때보다 용감해진 시은이,
물속에 풍덩 빠지더니 자기는 수영을 잘 한다며 허우적거린다, 물은 시은이 가슴 높이다.
진지한 폼이 마치 수영코치같은 표정이나, 잠수는 못한다.
그리 놀기를 한참 하다가 시은이 엄마 어린이 미끄럼틀에 올라가 그 스릴(?)을 느껴볼까 한다.
어린이 전용이라고 써있기 때문에 시은아빠 소극적으로나마 저지했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은이 역시 엄마 타 엄마 타 하며 자기가 아래서 받아주겠노라 하며 두 팔을 쫙 피고 나를 고무한다.
아, 든든하다.
짧지만 그 속도감에 가슴이 제법 철렁한다.
첨벙하며 물속으로 머리끝까지 담그며 마무리를 하고,
어푸~하며 고개를 내미는 순간.
눈도 채 뜨기 전에 들리는 목소리.
"이쁜이, 괜찮아?"
엄마의 안부를 묻는 시은이의 목소리다.
"이쁜이, 괜찮아?"
하하....
곧이어 시은이도 질세라 미끄럼틀에 올라 아래로 내려다본다.
미끄럼틀 저 아래서 아빠가 시은이를 받아주겠다며 기다리고 있고,
신나게 내려가던 시은이 앗차하며 자세가 흣트러지더니 결국 옆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풍덩......!
옆으로 미끄러지던 시은이를 채 받아 올리지 못하고,
시은이는 그만 물속으로 잠수해버린다.
시은엄마 순간 가슴이 철렁 했지만 곧 아빠에게 건져 올려진 시은이를 보며 한숨을 놓는다.
어푸어푸 꽤 놀랐는지 (사실 세번째 물 먹는거다),
울먹이며 하는 한마디,
"惜恩,完蛋了!怎么办!(시은이, 끝장이야 어떻해!)"
아이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
점차 어른을 닮아간다.
이렇게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겠다 싶다.
엄마눈엔 언제나 이쁘고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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