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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은이 주방 탐색중,
분주한 엄마를 두고 문득 계란통에서 계란을 하나 꺼내 거실로 가지고 간다.
엄마: 시은아, 그거 계란이야, 떨어트리면 깨지는데
시은: 괜찮아, 괜찮아, 시은이 조심할거야.
엄마: 정말 조심히 다뤄야 해, 깨지면 엄마가 화를 낼 지도 모르니까. (솔직한 엄마)
시은: 알았어, 괜찮아.
사실 난 벌어질 일을 이미 알고 있었고,
다행히 화가 나지 않을 정도의 마음의 여유가 있어 괜찮았다.
계란 하나쯤 깨지면 어떤가.
오히려 난 시은이가 깨진 계란을 자신의 실수를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해졌다.
잠시 후,
시은: (거실에서)으앙…~~~~~~
엄마: (드디어 올것이 온거지 라고 생각하며 침착하게) 시은아, 무슨일이야?
시은: (여전히 울며) 엄마,이상해, 시은이 손 안뾰족한데 계란이 깨졌어.
엄마: (여전히 주방에서) 울지말고 얘기해봐, 어떻게 된거야.
시은: (좀 진정된듯) 엄마, 시은이 손 안뾰족한데 계란이 깨졌어.
무슨말인지 싶어 거실로 가 직접 확인하니 희얀하게도 계란이 손에서 깨져있고,
시은이는 무척이나 당황하고 불안해하며 울고있는데...
아이의 그런 순수한 모습이 내 눈엔 어찌나 예쁘던지.
엄마: 시은이 놀란거야? 울지마, 계란 안떨어졌잖아.
시은: (울면서 자꾸 무엇인가 설명하려해쓰며) 엄마, 시은이 손 안뾰족한데 왜 깨졌어.
엄마: 시은이가 금가있는 계란을 들고왔나봐, 괜찮아.
시은: (여전히 울먹이는 목소리로 문득 손에 뭍은 끈적거리는 계란을 발견) 엄마… 닦아줘…
엄마: 그래도 시은이가 실수를 한거니까 시은이가 엄마 도와줬음 좋겠는데?
시은: … (어리둥절한 표정)
엄마: 시은아, 거기있는 휴지 가져다줘 (나름 웃어보이며).
(바닥을 닦으며) 시은아, 엄마가 시간이 있을땐 엄마가 시은이를 도와줄테지만,
엄마가 바쁘면 시은이 혼자서 다 해야해.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거지만 자꾸 같은 실수를 할땐 그건 잘못이 되는거야.
그러니까 앞으로는 조심하고 주의해야해.
오늘도 말똥말똥 눈을 반짝이며 엄마말을 들어주는 시은이를 보며,
난 아이가 마치 모든 것을 다 알고있는듯한 행복한 착각에 빠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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