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m+
아이들 주변은 온톤 살아있는 놀잇감들로 꽉 차있다.
정말이지 기가 막히게도 잘 아이들은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곤 한다.
언제나 묵묵히 방 모퉁이를 지키던 휴지통도,
눈코입이 떨어져나가 흉하게 변해버린 곰돌이 인형도,
버리려고 내어둔 지난밤 빈 상자들도,
아이의 손에 닿으면 그 모든 것들은 ‘의미있는 것’이 된다.
그래서,
그래서 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배로 즐겁다.
얼마전 시은이와 했던 ‘말놀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역시 아이처럼 대부분의 놀이를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편이다.
손 닿는데로 주변 무언가를 잡아서,
내지는 생각나는대로,
이번 ‘말놀이’ 역시 그렇다.
잠들기 전 그냥 양을 새는 놀이가 생각나서 한 것이였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교훈을 가져다 준 놀이였다.
물론 아이에게는 단지 또한가지 색다른 놀이일뿐이지만,
내가 기대하는 것은,
그 좋은 교훈이 놀이를 통해 아이의 잠재의식속에 잘 자리잡아주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내가 생각하는 많은 인생의 철학들을,
난 나의 어린시절이나 사춘기 내지는,
내가 가장 철없거나 방황했던 시절에서 찾곤하기때문이다.
내 이야긴 여기까지.
엄마: 시은아, 우리 양 세는 놀이 할까?
시은: (언제나 신선한 놀이엔 일단 오케이다) 좋아!
엄마: 엄마가 양을 세면 시은이는 양이 되어 우는거야, 어때?
시은: 응!
엄마: 양 한마리.
시은: 메~~
엄마: 양 두마리.
시은: 메~~
엄마: 엥~~? 이번양은 다른 양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똑같이 울어,
두번째 양은 어쩌면 메메메~~ 하고 울지 않을까??
시은: (이건가보다 할때가 있다 아이가 지금같은 표정을 지을땐! 또 뒤집어질세라 웃는다)
엄마: 자 그럼, 세번째 양이야, 양 세마리~~
시은: (제대로 이해했다. 양 울음소리를 내며 좋아라 뒤집어진다) 메에에에메~
엄마: 양 네마리~
시은: 메무~~~아~
엄마: (갈수록 재밌게 운다) 양 다섯마리.
시은: (음정과 박자에 고루고루 변화를 주며)메푸~~~
즐거운 아이… (무지 반복했다),
난 이번 말놀이가 아이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도울것이라고 막연히 흡족해한다.
아니라면 또 어떤가.
최소한 시은이에게 양 세는 놀이는 매우 즐거운 놀이로 기억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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