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잠들기 전 막 우유를 마시고 난 후였다.
시은이 갑자기 몸을 베베 꼬며 내 품으로 달려들더니,
'엄마, 배아파' 한다.
난 으레 응가하려니 싶어 '시은이 응가하려고?' 하니,
아이는 이마에 구슬땀까지 흘리며 '엄마, 배아파' 만 연신 반복한다.
배를 움켜쥐고 엄마품을 파고들며 끙끙대는 아이가 무척 아파보여 엄마는 바짝 긴장하고,
난 시은이의 배도 만져보고 어떻게 아픈거냐 물어도 보고 하지만...
아이는 정말 몸에 힘이 쭉 빠져 내몸에 엎드려버린다.
덜컥 겁이나려는데 바로 그때였다.
시은이 이내 곧 한숨을 푸욱 쉬더니 하는말 '엄마, 이제 안 배 아프다' (가끔 혼동하여 부정의 '안'을 문장 맨 앞에 놓는다)
하며 물끄러미 웃어 보인다.
난 무심결에 시은이 엉덩이 쪽을 손으로 더듬어보니 제법 묵직한 덩어리가 만져지고.
하.하.하.
아이가 이런식으로 응가하는 모습은 처음이라 엄마 좀 당황했다. ^^''
변비도 아닌데 어찌 그리 요란하게 일을 보는지.
문득 며칠전 있었던 일이 연쇄적으로 떠올랐다.
한달에 한번씩 오는 엄마의 그날 이였는데 퇴근하자마자 엄마 품으로 달려드는 시은이에게 손사레를 치며,
난 '시은아 엄마 배아파' 했더니 시은이가 했던말이 생각난다.
눈 동그랗게 뜨고 미간에 주름까지 넣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엄마, 엄마 응가하려고?'
재밌다.
어릴적 외할머니께서 날보며 늘 '우리 똥강아지 우리 똥강아지' 했었는데.
그땐 그말이 무한정 촌스럽더니만 순간 왜 똥강아지였는지 막 알것 같아졌다.
'지금'을 사는 아이들.
그래서 기본적인 욕구표현을 서슴치 않는 것은 물론 순간의 감정에 가장 충실하여 기쁘고 슬퍼지는 아이.
그런 이쁜 내 아이를 보며 나 역시 나도 모르게 '내 강아지' 하며 시은이를 와락 끌어안아버렸다.
킁킁대며 내 품으로 또 파고드는 아이.
엄마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며 행복하게 미소짓은 아이의 모습.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커다란 마음을 이 벅차는 사랑을 말이다.
이쁜 내 강아지...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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