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빈아, 안녕
어제는 부쩍 자란 재빈이를 보고 이모가 생각이 많았단다.
부모도 아니고 친척도 아닌데 왜 이렇게 관심이 많을까 싶지?
그건.
놀라겠지만 재빈이가 이모 눈에 너무나 반짝반짝 빛이나기 때문이야.
그런데 그 빛을 정작 재빈이 스스로는 보지 못하는 것 같더구나.
그래서 이모가 편안하게 재빈이에게 몇마디 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갑작스럽게 편지를 써.
재빈인 아직 모르겠지만,
어른이 되면 더 많은 다른 연령과 유형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도 하거든.
그래서 난 이모랑 재빈이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어.
모르겠다, 네겐 잔소리로 들릴지도. ^^
사실 이모는 이모에겐 인생선배이자 친구인 재빈이 엄마를 통해서 재빈이를 보는면이 많긴 해.
재빈이 엄마가 생각하는 아들 재빈이,
엄마 생각 많이하고 순수하고 착한 아들,
이모도 딱 재빈이같은 아들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지.
게다가 훈훈한 외모에 따뜻한 마음,
이모가 보기에 재빈이는 이미 꽉 찬 사람이야.
그런데 정작 재빈이는 그걸 잘 모르는것 같아.
재빈이 안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있고,
재빈이가 얼마나 더 많은 일들을 해 낼 수 있는지.
아마 재빈이 스스로 알고있는 재빈이보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너의 모습이 훨씬 더 많을걸.
이모도 그랬고 사실 모든 어른들이 그렇거든.
그런데 그 사실을 조금 더 빨리 눈치챈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서 더욱 어른스러워지고 성숙하지만,
사실 그렇지 못한 부족한 어른들도 많지.
그리고 안타깝게도 사람은 어른이 되면 젊었을 때의 열정이 시들면서,
더이상 노력을 하지 않기도 해.
때론 근본적인 문제를 모르는 경우도 있고,
설령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도 좀처럼 고치려하지 않고 안이해지기도 하지.
그냥 현실에 안주하고 기본적인 생계만 해결이 되면 만족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지만,
사실은 사람이면 누구나 그 나름의 열정이 넘치는 젊은시절을 지내는것 같아.
그땐 마치 내가 세상의 중심인 듯 하거나,
내가 세상을 바꿀수 있을것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학교를 나와 모든것이 내 맘 같지만은 않고,
현실에 부딪히고 사람에 상처받는다고 여기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용기를 잃고 자신감을 상실하고 열정을 상실하는거지.
알고보면 세상은 그대로인데 내가 세상을 몰랐고,
사람도 다양하고 자유로운 것인데,
내가 사람을 내안의 틀에 맞춰버렸던 것일수도 있는데.
내가 나를 그 어떤 세상에 가두어놓은 경우도 많아.
그리고 그 누구나 그 좁은 세상에서 나올 수 있는데,
그것은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기도 해.
그 노력은 다른것이 아니라 생각의 깨우침이지.
생각이 깨이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충실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며 내가 진정 하고자하는 것,
그리고 내가 행복해지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몰두해야해.
농담인데 그런말이 있잖아, 앞구절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따온 말인데.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온자는 새가 되지만,
깨어져 나온 자는 계란 후라이밖에 못된다”는,
이 구절은 이모가 재빈이만할때 마음속에 새기고 헤아렸던 말이기도해.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온자가 새가 된다는 말 말야.
이모 역시 재빈이 나이땐 뭐든 모호하고 정해진 것이 없어 불안정적이고,
때론 자신감이 바닥을 치고 세상에 나가기가 두려웠었으니까.
그래도 말이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때 했던 고민들이 지금의 내 인생관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아.
생각한다는 것은 가장 열정적으로 살아간다는 증거고,
고민하여 네가 생각하기에 더 옳바른 것을 찾는것은 그야말로 가치있는 일이란다.
그러니 네가 빛나보이지 않을수가 없는거야.
모르겠다, 너에겐 너무 어려운 이야기 일지는.
이야기가 길어지려하네, 벌써 지루해하면 안되는데.
이제 이모가 꼭 해주고싶은 두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해.
바로 ‘사랑’과 ‘꿈’, 그 흔한 진리에 대해서야.
먼저, 사랑.
사람이라면 어른 아이 할것없이 누구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해.
어릴적엔 부모로부터,
자라면서는 선생님으로부터 친구로부터,
그리고 어른이 되면서부터는 배우자에게서 직장 상사에게 가정에서,
그렇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인정받고살지.
마치 자동차가 기름이 필요한 것처럼 우린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이 있어야 살 수 있어.
하지만 자동차가 기름을 만땅으로 넣고 가고자 하는 방향을 모른다면 어떨까?
처음엔 젊은 열기에 시속 100km으로 힘껏 달려보니 자극적이고 흥분되기는 하겠지만,
조금 가다보면 제일 먼저 어떤 기분이 들까.
...
두려울거야.
어디로 가야하는지 끝은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
그래서 사랑은 사람이 살면서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 그것만 가지고는 사람은 만족을 할 수가 없어.
그리고 그 다른 한가지 너를 지탱해주는 것은 바로 ‘꿈’이 될거야.
꿈.
자동차가 달리고싶은 이유, 가고자하는 방향, 목표,
요즘 세상은 현실의 삭막함에 눌려 꿈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
소설책이나 연설문에서나 볼 수 있는 조금은 비현실적인 추상적인 단어인것도 같아.
하지만 사실 누구의 마음속에서나 꿈이 꿈틀거리고 있고,
그것을 열망하고 간절히 바라고있지만,
그것을 깊은 마음속에서 끄집어내기엔 용기가 부족한것도 같아.
마치 손이 두개여서 우리 양손에 하나씩뿐이 쥘 수 없는것처럼,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거든.
살아 숨쉬는 한 모든것을 가질수도 혹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을수도 없어.
그래서 때론 버릴때를 알아야하고 포기할때도 알아야하는 것이지.
새로운 선택을 위해서말야.
그렇다고 꿈이 꼭 남이 보기에 멋진것만은 아니야.
빵집 아저씨가 되는것이 꿈이 될 수도 있고,
은행원이 되는것이 꿈이 될 수도 있고,
축구선수가 되어 평생 공을 차는 꿈을 꿀 수도 있지.
타인이 보는건 결과이고 네게 중요한 건 사실 과정이니까.
누구의 그 어떤 꿈도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 처해있을땐,
그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정확히 가늠하기란 어렵거든.
때론 자신의 선택이 옳은지 의심하게도 되고 시간가는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 시간들을 인내하여 반드시 이룰수 있다는 신념과 소신을 갖는다면,
무엇이 되던간에 반드시 얻는것이 있을거야.
이 세상에 그 무엇도 노력을 이기는 것은 없거든.
조금더 시간이 필요할뿐이야.
작은 예로,
마치 재빈이가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처럼,
그리고 그것이 끝이 아니라 지금도 멋진 몸매를 유지하기위해,
나름 식욕을 억제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여 땀을 흘리는 것처럼 말이야.
꿈은 사실 이룬다기보다는 끊임없이 쫒아야하는 것일거야.
어쩌면 재빈이 너는 그런 성공의 묘미를 벌써 맛봤을지도 모르겠다.
다른것 같지만 사실 같은 이치거든.
예를들어 재빈이가 수학공부를 다이어트처럼 해 낼 수 없을것 같아?
같은 공식을 대입해보면 못할것도 없지.
이모는 재빈이가 충분히 해낼수 있으리라 믿어.
단지 지금은 재빈이가 아직 성인이 아니고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이니,
하고싶지 않은 공부도 참고 열심히 해줘야할거야,
지금은 알고보면 우리 인생에서 정말 아주 잠깐의 시간이야.
안타깝지만 우리 사회에서 대학은 마치 이제부터 ‘꿈을 쫒아도 좋습니다’하는 자격증 같은 것이거든.
조금만 인내하면 재빈이는 곧 자유롭게 될 것이며,
오히려 나중엔 그 자유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단다.
그때가서 너에게 주어진 자유를 네가 충분히 만끽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만큼은 미리 해둬도 좋을것이라 생각해.
지금까지는 주어진 수업을 듣고 정해진 공부를 하면 되었지만,
대학에 가서 하는 공부는 재빈이가 정말 하고 싶은 분야가 되어야 할 테니까.
참 어렵지? 꿈을 찾는데만 아주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고,
어쩌면 돌아가게 될 지도 모르지만,
너만 매순간에 충실했다면 그 시간들은 모두 의미있는 과정이 되어줄거야.
그러니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좋지.
근데 사람들은 왜그리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며 구태여 꿈을 가지려할까?
꿈을 쫒는 사람들의 유일한 공통점이 뭔지 아니?
바로 행복하다는 점이거든.
그럼 종종 우리가 보기엔 꽤 멋진 유명인들이 불행하다며 자살을 선택하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그 꿈이 그들 스스로를 위한 것이 아니였기 때문이야.
어쩌면 돈과 명예를 쫒았던 것 뿐이고,
또 어쩌면 그 꿈에 가치를 두기보다는 그 꿈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시선에 더 의미를 뒀겠지.
관심과 사랑만 쫒았고 정작 거기엔 꿈이 없었을지도 몰라.
모든 사람의 꿈에는 번호표가 없어.
학교성적처럼 등수도 없고,
마트의 물건들처럼 싸고 비싼 가치도 없어,
오직 내가 보기에 좋고 가치있고 즐거운 것이어야하지.
우리가 보는 역사적인 인물이나 무엇인가로 성공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야.
그 어느 누구도 눈치보며 꿈을 꾼 사람은 없을거야.
정말 특별한 사람들이지.
그리고 특별해지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으면 안되.
그 특별한 노력은 네가 이루고자하는 꿈을 쫒기위해 기꺼이 투여될것이고,
궁극적으로 네가 얻는것이 다른것이 아닌 ‘행복’이라면 충분히 가치있다고 여겨질거야.
어쩌면 내가 너무 많은것을 한꺼번에 이야기하려 욕심을 부린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모는 그냥 네 인생의 방문객 같은 사람이지만,
이 편지를 쓰는 순간만큼은 간절히 바래.
네가 사랑을 쫒는 시간과 꿈을 쫒는 시간 모두를 충분히 가졌으면 좋겠어.
그런 너는 매 순간 충실하고 네 자신을 옳바르게 사랑하게 될 것이고,
넌 그런 너를 무척 아끼느라 네 꿈과 사랑 모두를 이루게 될테니까.
그런 재빈이를 바라보며 재빈이의 엄마아빠는 네가 무척 자랑스러울것이야.
그리고 부모님의 그런 기대가 너에게 부담이 아닌 격려이길 바래본다.
이모는 가끔 맛있는거나 사주면서 먼발치서 응원해줄게.
이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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