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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마이크 주세요_110402

by 머니위너 2013. 7. 17.

짐보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짐보리 수업이 10회를 넘어갔다.


처음엔 그냥 몇번 들어보려했는데 시은이가 이미 적응단계에 접어든 바람에,


아껴서 아껴서 잊을만하면 한번씩 들어주고 있다.


이녀석 처음엔 엄마곁에서 떨어지지도 않더만,


지금은 선생님 곁에서 줄창 배회한다.


선생님이 수납장에서 놀이도구를 꺼낼때도 어김없이 영차영차 함께 거들고,


예의없이 자기 시선을 가리며 눈앞에 어슬렁거리는 아이가 있음,


가차없이 원위치로 밀며 비키라고도 말한다,


가끔은 발길로 차버린다, 원칙을 중요시여기는 경향이 있다.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곁에서 뛰노는데,


시은이는 이제 멀치감치서 가끔씩 엄마가 있는지만 힐끔 확인하고선,


씩씩하게 스스로 놀이에 집중한다.


 

 

시은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마이크 놀이,


선생님이 일정한 음정과 박자의 한토막을 들려주고 아이들이 그대로 따라하는 놀이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음치아빠를 닮지 않았나보다.



 

 

이쯤에서 아이의 성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짐보리에서만 봐도 그렇다.


모든 아이들이 제각기 다르다.


사실 도치엄마들과 가볍게 대화를 하다보면,


대부분의 대화는 그렇다.


도치엄마1: 우리 아이는요. ( 다르다, 특별하다의 내용)


도치엄마2: 우리 아이도 그런걸요. ( 아이도 특별하다 혹은 특별하다는 내용)

 

나를 비롯해 도치엄마들이 귀엽고 사랑스럽고 인간적이라고 생각된다.


우리아이가 최고인걸 어쩌겠나!


그렇게 자기 아이가 특별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이렇게 대화에 반영된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 경험에 비춰볼때),


엄마들이 정말 자기 아이만의 특징(잠점) 알고있는 경향은 무척 드물다.


지나치거나 모자란 경우가 대부분이다.


짐보리에 오는 열명 남짓한 아이들만 봐도 그렇다.


눈엔 하나도 같지 않은걸!!


이것도 누구보다 특별하고싶지만 모두와 다른것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심리에서 오는 것일까.


 

 

통통이란 아이는 보통 개구장이가 아니다.


수업 내내 한곳에 앉아있지 않고 부산스럽지만 매우 밝고 적극적이다.


씩씩하고 용감해서 뭐든 먼저 하겠다고 나선다.


 

 

환환이란 아이는 언듯 보기엔 내성적이기만 하다.


하지만 언제나 친구들에게 호의적이며 시종 웃는얼굴이고,


섬세하여 선생님의 작은 동작 하나하나를 주의깊게 관찰하며 따라한다.


 

 

송즈란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편이다.


구석에 조용히 있다가 가끔 동작을 따라하는데 언제나 창의적이어서,


아이들과 다른 동작이지만 멋진 동작을 만들어낸다.


, 송즈는 시은이를 좋아한다..ㅋㅋ


 

 

러러란 아이는 (이름이 가물가물) 과묵하다.


선생님의 놀이방식에 언제나 반기를 들고 같은 도구를 가지고 다른놀이를 한다.


예를들어 악기를 가지고 블럭을 쌓는다거나


이렇게 아이들이 모두 제각기 다르다.


 

 

그럼 이제 내가 가장 아는 시은이를 말해보겠다.


시은이는 비교력 자제력이 강한 아이다.


갖고 싶은것 먹고 싶은것 하고 싶은것에 대해 대부분 고집피우지 않는다.


아이답지않다 싶을 정도로 그래서 주변에서 깜짝 놀랄 정도로,


아이는 자제력이 강하다. (자제력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 생각이다)


그런데 모든것에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문제,


한번 집중한 것에는 좀처럼 정신을 놓지 않는다.


그것을 기다려줄 수는 있지만 잊어버리는 경우는 없다.


그러니까 순간의 유혹에는 비교적 견디지만 (특히 식탐),


목표를 정하면 그것을 이루는데 굉장히 집착하는 편이다.


도치엄마인 눈에 들어온 아이는 이렇게 다른아이와의 차이가 난다. ^^


 

 

그럼,


마이크 놀이를 예로 들어보겠다.


마이크 놀이는 매번 하는 놀이가 아니다.


한번은 45 수업 시작하는 시점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틈날때마다 선생님에게 가서 마이크를 달라고 하더라.


잊을만 하면 한번 말하고,


재밌게 노느라 잊었겠지 하면 한번 말하고,


선생님은 매번 수업이 끝나면 마이크를 주겠다고 했고,


시은이는 알았다며 떼쓰지않고 의젓하게 기다렸다.


결국 수업이 끝나고,


정작 선생님은 사실을 잊고.


놀이방 문을 나오기 전에 시은이는 선생님에게 손을 내밀며 마이크를 요구했다.


선생님은 아하~하며 마이크를 꺼내주었고,


한참은 가지고 것이라 귀찮겠다 싶었던 예상과는 달리,


시은이는 두번 정도 지난시간 배웠던 멜로디를 복습하고는 마이크를 선생님께 돌려주었다.


물론 칭찬을 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우리 시은이, 나중에 무엇 하는 사람이 될래.


아이의 진지한 태도와 적당한 열정이 오늘 무척 자랑스럽다.


오늘 도치엄마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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