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퇴근후 시은이 밥을 먹이면서 내가 물었다.
지난밤에 보여달라던 철학동화를 읽고난 후였다.
예쁜 아가씨가 있었는데,
그래서 처음엔 사람들이 다 그녀를 좋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만해지고 이기적이 되어가는 아가씨가,
나중에는 결국 못생겨져서 오히려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다는 뭐 그런 얘기였다.
엄마: 시은아, 엄마 좋아?
시은: 응 엄마 좋아. (또 고양이 아양떠는 자세로 얼굴을 부빈다)
엄마: 그럼 엄마 예뻐? (시은이가 즐겨 하는얘기다)
시은: 응 엄마 예뻐.
엄마: 이렇게 (눈을 찢어보고 입을 찌그러트리고) 엄마가 못생겨지면?
그래도 엄마 예뻐?
시은: (아주 조금 망설이다가 얼굴을 찌푸리며 느끼는 대로 대답하는 듯하다) 안예뻐.
엄마: 그럼 시은이는 엄마가 안예뻐지면 (이렇게하며 또 일그러진다) 엄마 싫어?
시은: 응 엄마 싫어.
엄마: (다시 기대를 품으며) 근데 어쩌지,
엄마는 시은이가 이렇게 (이번엔 시은이 얼굴을 찌그러트린다) 못생겨져도,
또 이렇게 (좀 더 일그러트린다) 안예뻐도 시은이가 좋은데, 시은이를 사랑하는데?
시은: ........아무말 않고 엄마를 응시한다 (난 아이가 내 눈을 똑바로 응시할때가 진심을 표현하기 직전의 표정이라는 것을 안다)
엄마: 시은이는 느낌이 어떨것 같아, 이렇게 이렇게 찌그러져서 못생겨진 엄마를 사랑할수 있겠어?
시은: (고맙게도) 엄마, 사랑할거야.
기쁘다...
시은이는 때론 실수하고 때론 엄마의 얘기에 집중하지않고,
또 때론 밥도 잘 안먹고 때론 가르쳐줬던것도 깜박깜박 하지만,
엄마를 향한 마음은 언제나 변함없이 반짝반짝 켜져있다.
나는 그것만 보고도,
내가 아직 잘 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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