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세살이라는 나이 (만 두살).
밥을 입에 물고 오물오물 한참을 이유없이 안 삼키는 나이,
장난감 이리저리 어질러놓고 엄마가 아무리 불러도 쳐다도 안보는 나이,
더 심한 상황들도 종종 발생하지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하지 말라는거 하려하는 나이,
부모로써 최대 인내심과 기다림이 필요한 시기.
그럼, 이런 시기에 과연 체벌과 '매'는 필요한 것일까!
어느 책에서 본 바로는 세살 전의 아이, 심지어는 다섯살 이전의 아이는 때리지 말라고 한다.
아니 아주 절대로 때리지 말라는 전문가도 있고,
때리려면 정해진 '매'로 때리되 충분한 설명을 해줘야 한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다.
난... 그간 때리지 않았었고 좀 더 오래 버틸수 있을 줄 알았으나.
왠걸, 인내심의 한계가 달한 어느날 나는 '매'를 준비하기로 한다.
덜 때리고 충분히 설명해준다는 전제하에 시은 엄마는 '매'를 들었다.
상황은 2010년 10월 15일 저녁식사때 벌어졌다.
밥그릇에는 두숟갈 분량의 밥이 남아있었고, 난 그것을 숟가락에 담아 시은이의 입쪽으로 내밀었다.
참고로 시은이는 식사시간 초반에는 스스로 숟가락을 들고 식사를 즐기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완전히 스스로 식사할 수 없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다행히 자기의자에 앉아 엄마아빠와 마주보며 식사를 한다.
아무튼 그렇게 마지막으로 내민 숟가락을 몇번이나 거부하더니 문득 가지고 놀던 찰흙으로 밥을 터치한다.
시은엄마 인내심을 발휘하여 첫 경고를 한다.
"시은아, 먹는 음식가지고 장난하면 안되는거야, 처음이니까 괜찮지만 다시 그러지 말도록 해"
그리고 몇 초 후 시은이는 악마의 웃음 (잘못인줄 알면서 짓는 짓꿎은 웃음)을 지으며 또 같은 장난을 한다.
나는 이번엔 꽤 성난 표정을 하지만 언성은 높이지 않았다.
그리고 장난하는 시은이의 손목을 잡고 더욱더 엄한 표정으로 얘기한다.
"두번째네? 엄마가 좀전에 음식으로 장난하지 말랬지?
첫번째는 실수고 두번째는 마지막 기회야.
시은이가 만약 다시 한번 같은 장난을 한다면 엄마는 시은이의 손바닥을 두 대 때릴 생각이야.”
시은이는 아직 손바닥을 맞아본 적이 없으니 손바닥을 때린다니 그러라고 한다.
난 속으로 생각한다, 다음 번에도 그러라고 할 지 두고보자!
그리고 드디어 세번째 장난.
난 가슴이 뛴다.
최근 깨달은 점이 하나 있는데 난 매번 시은이를 훈육할때 가슴이 뛴다.
화가 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냉정을 되찾기 위해서 그리고 목소리를 낮추기 위해,
또 결정적인 이유는 아이를 혼내는 것이 사실 맘이 불편해서이다.
게다가 이번엔 손바닥까지 때려야하니말이다!
시은이에게는 ‘매’를 가지고 오겠다고 얘기하고 자리를 잠시 비운다.
아이는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리고 난 준비한 ‘매’를 가지고 와서 시은이보고 손바닥을 피라고 얘기한다.
벌써부터 가슴은 아프다.
경험없는 시은이는 기꺼이 손바닥을 피고…탁 탁...!
이내 곧 울음을 터뜨린다.
나는 여전히 약해지지 않고 아이에게 2초 정도 울게 내버려둔 후 말한다.
“울지마 시은아, 엄마가 다시 한번 그러면 때릴거라고 얘기했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겠니?”
시은이 울먹이며 말한다 하지만 곧 우는것을 그치고 또박또박 얘기한다. “밥을 잘 안먹었어요”
“아니야, 시은아 밥을 잘 안먹어서가 아니라,
먹는 밥을 가지고 장난을 쳐서 그런거야,
밥은 배부르면 먹지 않아도 되, 하지만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치면 안되는거거든, 알겠니?”
무었을 알아 들었을까,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한다.
“자, 그럼 마지막 남은 한 입을 먹겠니?”
옷깃으로 눈물을 훔치는 시은이에게 눈물은 엄마가 닦아줄께 하니,
기분이 좋은지 입을 쩍 벌리고 마지막 한 입을 받아먹는다.
나는 시은이의 눈을 응시하며 다시 한번 엄마가 손바닥을 때린 이유를 얘기하며 아이를 가슴으로 꼬옥 안아줬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말했다,
"엄마는 시은이 정말 좋아해, 시은이는 대부분 참 잘 해내고 있고 엄마는 단지 시은이가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거야.
아이는 금새 잊은듯 엄마를 꼬옥 안으며 애정표현을 한다.
이날부터 지금까지 딱 열흘이 흘렀다.
비록 자주 써먹으려 했던 방법은 아니지만 이때 제대로 ‘매’의 맛을 보았는지,
시은이는 ‘매’를 든다는 말만 들으면 금새 잘못을 시정한다.
그 후론 정말 때린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냥 ‘매’를 가지러 가겠다고 얘기하면 아이는 겁을 먹는다.
울기도 하고 잘하겠다 하기도 하고 아무튼 효과는 제대로 본 것 같은데,
맞는 방법인지는 아직 확신이 안선다.
왠지 자주 써먹으면 안될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누군가의 말이 정말 맞긴하다.
지금이 딱 좋은 시기라고 하더라.
아이가 더 자라서 매를 잡게되면 자란 아이는 그 한번의 ‘매’도 허용하지 않게되어 엄마는 결국 손을 든다고 한다.
손으로 때리게되면 엄마는 더 쉽게 감정적이 되고 아이에게는 단 몇초도 생각할 기회를 안 주게 된다.
참고로 때릴것이라고 미리 얘기하는 것은 때리지 않아도 되게하니 참으로 좋고,
아이 스스로 잘못임을 미리 인정하게 하니 더더욱 좋다.
단, 내 이런 방법이 아이에게 지나치게 위협적으로 느껴지진 않았음 하기때문에 난 절제해야한다.
이것이 만 두 돌 아이에게 행하는 체벌 방법중 하나이다, 더 자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그리고 난 오늘도 어김없이 스스로에게 반문한다, 과연 난 잘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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