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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엄마도 할머니가 보고싶어?_111122

by 머니위너 2013. 7. 17.

중국 고대시 중에는 고향을 그리워하거나 가족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 하는 시가 유독 많은데,

 

그 중 아이들이 곧 잘 외우는 시들이 있다

 

길이는 길지 않고 뜻은 심오하지만 운율감이 있어 아이들이 외우기 쉽고 또 발음 훈련에도 도움이 되서인지,


막 말하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노래처럼 많이 읽어주는 시들이다. 



 

마찬가지로 시은이도 별뜻없이 두살경에 십 여 수의 시를 외웠는데

 

물론 세 살이 되어 다른 관심사가 생기니 대부분 잊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밥먹다가 그 중 '정야사라는 시를 읊어달라길래,

 

난 반가운 마음으로 오랫만에 역시 외우는 몇 안되는 시 중 '정야사'를 읊어주면서 이번엔 그 뜻을 설명해주는데

 


 

 

침대 앞 달빛이 밝으니

 

서리가 내린 듯하구나

 

머리를 들어 밝은 달을 바라보다 

 

고개를 숙여 고향을 생각한다.

 

 



사실 설명해주면서도 내가 왜 아이에게 이런 어려운 시를 설명하고 있을까..란 의문이 들긴 했다.ㅎ 




 

시은엄마 왜 고향을 생각해

 

엄마사람은 어른이 되면 집을 떠나기도 하거든.

 

시은: (또 표정이 변하기 시작한다시은이 특유의 난감하고 울고싶은 표정~? 왜 집을 떠나나 안떠날꺼야....(운다

 

엄마엄마봐시은아 엄마랑 외할머니랑 함께 살어?

 

시은: (콧물을 흘리며 고개를 살레살레 흔든다아니.

 

엄마엄마가 집을 떠나 외할머니랑 헤어졌으니까 엄마가 시은이랑 함께 살 수 있는거지

 

시은: (몰라몰라..표정..;;) 나 집 안떠날꺼야.. 엄마랑 살거야...우왕...;; 

 



잘난척 하다가 난감해진 엄마,


아이를 안아주며 달래기 시작했다. 




엄마: 아니야 아니야 엄마랑 함께 살아도 되지, 그건 시은이가 원하는데로 하면 되.

 

시은: (훌쩍거리다가 고개를 들며근데 그럼 엄마도 할머니가 보고싶어 

 

엄마: (문득 울컥하는 나그럼~, 엄마도 외할머니 보고싶지.

 

시은그럼엄마랑 나랑 아빠랑 외할머니랑 함께 살까


엄마: ㅎㅎㅎ 




왠지 흐믓해진 나는,


또한번 아이가 성장을 멈춰버렸으면 하는 발칙한 상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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