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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유치원생 시은이에게_110902

by 머니위너 2013. 7. 17.

사랑하는 딸아!

 

 

오늘은 네가 유치원에 입학하는 날이야.

 

어린 네가 설레임과 두려움에 맘이 흔들려 몸살을 앓았던 것처럼,

 

엄마 역시 며칠 내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단다.

 

유치원에서 네가 빈번하게 사용할,

 

너의 이불과,

 

너의 베게,

 

그리고 너의 옷가지들에 이름을 새기면서,

 

엄마는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모른단다.

 

매일매일 베게를 베면서 엄마 아빠 생각하라고,

 

없는 시간 쪼개서 남들이 보면 쓸데없을 우리가족 얼굴을 수놓기도 했고,

 

혹시라도 수놓은 엄마얼굴 보며 울어버리지나 않을까,

 

수를 놓는 내내 망설여지기도 했지.

 

혼자 잠드는 것이 아직은 서툰 너인데,

 

네가 좋아하는 양양이 인형을 가방속에 넣어야줘야하는지도 고민되고,

 

응가하고 선생님이 닦아준 엉덩이가 깨끗하지 못할까봐,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스스로 엉덩이 닦는것도 재촉했지.

 

하루에도 몇번씩 이층 교실로 오르락내리락  너를 생각하면서,

 

혹시라도 계단에서 넘어지면 어쩌나 수십번 네게 당부하고,

 

식탐없어 달래 먹이던 밥이였는데,

 

30분만에 스스로  먹어줄지 걱정도 된단다.

 

지금 이시간 이순간에도,

 

엄마는 유치원에 있을 네가 너무나 궁금하여 견딜수가 없구나.

 

 

우리딸 시은,

 

언제쯤 네가  자라서 엄마의 편지들을 읽게될지.

 

엄마의 글들을 읽는 너의 표정은 어떠할지,

 

나는 그때 눈물을 보이진 않을지,

 

그때 엄마는 과연 너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일지,

 

우리가 사랑하는 사실 외에  사람의 마음은 어느정도 가까울지.

 

무척 궁금하구나.

 

너에 대한 모든 것이,

 

그리고 ‘엄마’라는 내가 너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마음을 겪을지.

 

궁금하고 설레이고  때로는 두렵다.

 

 

 

엄마의 이쁜이, 시은아.

 

엄마는 언제나 너를 강하게 혹은 유하게 하는 일에 몰두하곤 한단다.

 

물론  인생의 대부분은 네가 책임지는 것이고,

 

종종 네가 우수하게든 뛰어나게든 무엇이든 되길 바라는 어리석은 엄마의 바램과는 별개로,

 

 결국  방식대로 사고하고 결정하게 될거야,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네가 정말 엄마를 닮는다면,

 

엄마는 조금 인내심을 가지고  스스로 문제에 부딪히고 시도하고 극복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할거야.

 

엄마에겐 어려운 시간들이  수도 있지.

 

그리고 종종 기쁘게도 네가 내게 질문을 던지면,

 

엄마는 그에 충분히 설명하고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에서 그쳐야겠지.

 

결국 문제의 답은 언제나  스스로 찾게 될테니까.

 

 그리하고자 할테니까.

 

 

 

딸아!

 

엄마는 오늘 얼마나 마음이 벅차오르는지 몰라.

 

그렇게 작던 네가,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것 같던 네가,

 

어느새 그렇게 자라 의젓하게 유치원을 갔구나,

 

지금  시간에도 네가 유치원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엄마 아빠를 떠나 처음으로 세상을 알아간다고 생각하니,

 

엄마는 네가 정말로 자랑스럽기만해.

 

 

 

조금 있다가 퇴근해서 너를 만나면 엄마는 어떤말을 해주어야할까.

 

 표정은 어떨까.

 

유치원에서 네게 어떤 재미난 일들이 있었을까.

 

너무너무 궁금해서 네게 질문을 퍼부을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엄마의 ,

 

오늘 엄마는 충분히 유난스럽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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