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연인과 어머니, 그리고 아내의 차이를, 당신에게 물었다. 난 당신이 내 남자친구였을 때 나를 데려다주고 돌아가는 길 비맞는 모습이 꽤 낭만적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당신이 내 남자친구였을 때에는 늦은밤에도 운전해서 내게 오길 바랬고, 당신이 내 남자친구였을 때에는 높은산에 올라 아찔한 벼락끝에 서서 날 바라보는 모습이 꽤 듬직하고, 사랑스러웠다. 어머니, 난 환갑을 바라보는 울 엄마가 길을 걷다 넘어져 무릎이 깨졌을때 내 살점이 떨어지는 것처럼 아픈것을 경험해봤다. 나와 만나고 헤어지는 뒷 모습이 마냥 작고 초라해보인 적도 있었고.
엄마 웃는 모습에 되려 눈물이 났었던 적도 수없이 많았다.
그리고 지금은 나의 남편이자 아이아빠인 당신,
난 당신의 낡은 양복에도 쉽게 속상해지고,
우산없이 걸어도 좋을 보슬비가 당신을 적시면 마음이 아프다.
내가 먹으면 별식인 인스턴트 라면을 당신이 먹는날에는 미안한 마음에 죄인이 되고.
천둥번개치던 늦은밤 출장길에서 돌아오는 당신의 귀가길이 불안해서 견딜수가 없기도 하다.
...
...
남편,
이제 당신은 이렇게 나의 어머니처럼 살같은 가족인것을.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람일 것이고 가족보다 더 마음써야 하는 사람인 것을.
당신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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