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와 인사를 하고 교실로 들어섰다.
이어서---
교실안엔 알록달록 우리집에 없는 재밌는 장난감들이 참 많았다.
기분이 좋아졌다.
장난감을 좀 가지고 놀다가 밥을 먹기위해 자리를 옮겼다.
아침으로는 커다란 만토우 (중국식 진빵)가 나왔다.
내 아줌마가 좋아하는 만토우.
문득 아줌마가 보고싶었지만 참았다.
후루릅 후루릅 아침을 먹는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하나가 울음을 터트렸다.
아니 사실 처음부터 쭈욱 좀 시끄럽게 울고있었다.
엄마가 보고싶은가보다.
나도 살짝 엄마 생각이 났지만,
폭신폭신한 만토우를 꿀꺽 삼키니 좀 괜찮아졌다.
아침을 먹고 다들 운동장으로 나섰다.
와, 드디어 내가 지난 삼년동안 그토록 들어와보고 싶어했던 유치원 운동장으로 간다!
난 설레이고 흥분되는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기분이 좋아서 방방 뛰려다가 계단을 보고 또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 말데로 계단에선 조심조심 손잡이를 잡고 내려왔다.
운동장에서 마음껏 춤을 추고,
정말 신나게 춤을 추고,
교실로 돌아와 점심을 먹다가 국물을 좀 쏟았다.
선생님께서 내 가방에서 바지를 꺼내 갈아입혀주었다.
아까 울던 아이들은 아직도 울고있다.
밥을 먹다보니 과연 엄마 말씀처럼 다 먹지도 않았는데 밥을 치워버렸다.
내일부턴 조금더 속도를 내야겠다.
오늘은 좀 남겼다.
선생님께서 옷을 갈아입혀주며 모두에게 잘 자라고 했다.
조금더 놀고싶었지만 친구들이 모두 침대에 누워서 나도 잠을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난 엄마가 수놓은 엄마 아빠 내 얼굴을 보며 스르르 잠이 들었다.
자고 일어나서 요플레를 먹고 좀 놀고나니,
선생님께서 집에 가야할 시간이라고 하셨다.
난 줄을 서서 내 차례를 기다리다가 문밖에서 날 기다리는 아빠를 봤는데,
그 순간 뭔지모를 울컥함이 밀려왔다.
그래도 울지 않기로 했다.
많은 친구들이 엄마~, 아빠~ 를 부르며 울어버렸다.
아빠와 손잡고 집으러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문을 열고 아줌마를 불러보니 다른 아줌마가 나왔다.
순간 내 눈에서 눈물이 마구 쏟아져나왔다.
아줌마를 불러보는데 아줌마는 나오지 않았다.
너무너무 마음이 아팠다.
아빠는 아줌마가 아줌마 딸을 만나러 고향에 내려간거라고 했다.
그리고는 아줌마에게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난 아줌마에게 아줌마가 무척 보고싶다고 했고 아줌마도 그렇다고 했다.
많이 속상했지만 곧 괜찮아졌다.
조금있다가 엄마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들어오시고 나는 신이나 꼬리 흔드는 강아지처럼 엄마 주위를 맴돌았다.
아빠가 곁에서 선생님이 하신 칭찬을 그대로 엄마에게 옮겨주셨다.
엄마가 정말로 흐믓해하셨는데 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새 아줌마가 저녁을 차려주고 밥을 좀 더 먹었는데 (유치원에서 4시에 이미 저녁을 먹은 상태),
처음엔 더 놀고싶어 밥을 안먹겠다고하니 엄마가 이마에 주름을 지으며 나를 응시하셨다.
난 갑자기 너무나 울고싶어져서 울음을 터트렸다.
아주 아주 크게,
크게 소리내어 울었다.
엄마는 평소같지 않게 별 말이 없으셨다.
아무튼 조금 지나 기분이 좀 나아져 다시 스스로 밥을 다 퍼먹었다.
엄마는 다시 환하게 웃으시며 나를 안아주시고 내 볼에 뽀뽀해주셨다.
나는 엄마가 좋아서 엄마 귀에다가 소리내어 뽀뽀를 해 주었다.
오늘은 정말 다이나믹한 하루였다!
내일 또 유치원에 가고싶다.
아이가 얼마나 기특한지.
아빠말이 선생님이 칭찬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한번도 안울고 적응도 잘하고,
밥도 조금 남겼지만 잘먹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렸다며.
마치 유치원에 다닌적이 있는 아이같다고 하셨단다.
어찌나 안심이 되던지.
또 내가 시은이에게 유치원에 다시 가고싶냐고 물으니,
너무너무 가고싶다고 한다.
휴, 한시름 놨다.
잘 해낸 시은이에게 너무 고맙다.
저녁시간 함께 밥을 먹을땐,
별일 아닌일로 시은이가 울어서 당황했다.
문득 아이가 낮에 많이 참았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안스러웠다.
낮시간 긴장하고 두렵고 떨렸던 마음이 순식간에 풀리며 눈물이 쏟아졌던 것이다.
응가는 역시나 긴장된 마음탓에 유치원서 못하고 집에와서 해결했다.
양이 많은걸 보니 낮에 밥을 많이 먹은듯 해 안심이다.
그리고 잠 잘 시간이 되어 시은이는 의젓하게 자기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이쁜것.
이쁜것.
고마운 녀석.
이번엔 내가 떨어지기 싫어 잠든 시은이 곁에서 한참을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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