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딸아이의 오른손을 잡고,
시은아빠는 왼손을 잡고 마치 음악에 맞추기라도 한 듯 양 손을 흔들며 걷는데,
이쯤에서 시은아빠 한마디 한다.
'우리 너무 행복해보이지 않아?'
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마침 난 같은 생각에 빠져 주책스럽게도 목이 메이던 터라,
정말 주책이다.
난 차마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인다.
2010년 12월의 크리스마스 이브,
날씨는 얼음장처럼 차갑지만 거리는 사람들의 온기로 훈훈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의 가장 소중한 시간은,
한 손에 엄마 또 다른 손은 아빠손을 잡고 걷는 이 시간이 아닐까.
나는 누구에게나 오는 그 짧거나 긴 시간에 대해 한참을 생각했고,
생각할 때마다 코끝이 저렸다.
그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짧거나 긴 시간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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