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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중국어 버젼으로 된 성교육 동화를 몇권 샀다.
참 예전에도 ‘엄마가 알을 낳았어요’인가?
동화책을 보며 아이는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는데,
그 후로 아이는 참 재밌는 말을 많이한다.
1. 시은이는 엄마 뱃속에서 나왔어.
시은: 시은이는 엄마 뱃속에서 나왔어.
엄마: 그래? 그럼 시은이는 엄마 뱃속에서 어떻게 생겨났는데?
시은: 아빠 씨가 들어와서 엄마 알을 만났거든.
엄마: 그래? 근데 아빠씨는 어떻게 엄마 뱃속으로 들어온거야?
시은: 확 나와버린거야.
엄마: 어디에서?
시은: ….. (웃으며)… 아빠 똥꼬에서!
2. 쇼핑몰에서
아빠랑 시은이와 쇼핑몰에 갔는데,
엘리베이터를 탔을때였다.
엘리베이터는 유난히 사람들로 분볐는데,
문이 열리고 그중 시은이 또래의 어떤 남자애가 들어오더니,
시은이의 두 손을 덥썩 잡고선 주물럭 주물럭한다.
아이보다 높은 눈높이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는데,
시은이: (뿌리치며 큰소리로) 남자애는 여자애의 손을 잡으면 안되.
그건 예의없는거야.
적막이 흐르던 엘리베이터는 웃음바다가 되어버렸다.
3. 소중한 곳
동화책을 보여주며,
엄마: 시은아, 이곳은 정말 소중한 곳이야.
그래서 다른사람한테 보여줄 수 없고 소중히 다뤄야해.
그 다음날 퇴근하고 돌아오니,
아줌마가 낮에 아파트 광장에서 시은이가 열변을 토했다고 한다.
시은: (눈 똥그랗게 뜨고)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여기는 정말 소중한 곳이래 (양다리 벌리고 손으로 거길 가리키며),
그래서 아무도 보여주면 안되는거야.
주변 아줌마들 또 다들 뒤집어지고…
암튼 난 나중에 몇마디 보충해줬다,
마침 ‘내몸의 주인은 나’ 라는 괜찮은 동화책이 있어서,
그 내용을 참고하며.
엄마: 시은아, 네 몸의 주인은 너야.
그래서 네가 싫으면 못만지게 하고,
네가 좋으면 만지게 해도 좋아.
하지만 네 몸은 소중한 것이니까 소중히 다뤄야하는것을 기억해야해.
4. 보지마세요!
목욕하고 나와서,
문득 아빠를 피해 알몸으로 도망가며 한마디,
시은: 아빠는 남자니까 보면안되. ^^
아이와의 대화는 언제나 다이나믹하고 즐겁다. ^^
성교육은 앞으로 쭈욱 계속되겠지만,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성교육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 그럼 표현을 살짝 바꿔보면 어떨까?
내가 아이에게 하는 이야기는 비단 성적인 지식만 알려주는것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 부분은 적다고 할 수 있겠다.
내 바램은 아이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스스로 익히는 것인데,
건강하게 사고함으로써,
아이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뿐이다.
물론,
적당히 '악수하는 방법' 정도도 때가 되면 익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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