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남편과의 대화를 할 때였다. 아이를 다루는 굵고 다소 거친 이 남자의 방식에 언제나 2% 부족함을 느끼는 나는 종종 양육서적을 읽고 남편과 토론을 벌이거나 토론이 안되면 양해를 구하고 (동의하에 소요시간 정하고) 남편에게 친절하게 요약정리를 해 주는데 이번 남편의 질문은 정말 간단했지만 또 중요했기에 가져와봤다.
언제나처럼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읽어줘야하는지 왜 그래야하는지를 열변하던 내게 남편이 내던진 한마디:
남편: 그럼, 아이가 잘못했을땐 어떻게 해?
나 : 잘못이란게 뭔데?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길고 길어졌다. 난 남편에게 '잘못'이라고 정한것도 어차피 당신이 가지고 있는 틀이라고 이야기 해 주었고 그런 고정된 틀이 많으면 많을수록 아이와의 소통이 어렵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아무튼 나는 감히 하지 못할 질문이였다. 내겐 잘못이라는 추상적인 의미가 혹은 그와 비슷한 말들이 살면서 늘 다루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내 곧 책에서 읽은 랍비의 대화가 떠올랐다. (예전에 글에 담은적이 있다)
"모든 사람이 비인간적으로 행동하면 그땐 어떻게 해야합니까?" 라고 누군가가 물으면,
"그럼 더 인간적으로 행동해야한다"라고 대답해야한다.
그러고보니 남편은 시은이가 한창 "그럼 아빠 싫어할거야"라고 말하기 시작할때 이렇게 대답하곤 했었다. "그럼 아빠도 시은이 안좋아"내지는 "그럼 시은이 책 안읽어줄거야"라고 유치하게. (아빠, 미안~, 그래도 당신은 우리가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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