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시은이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 꼬마 셋에 어른 여섯. 이렇게 모여서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맛있게 해산물을 해 먹었는데 그날 시은이가 세번이나 울음폭탄을 터트렸다.
친구들 캐릭터:
티엔티엔(남자아이처럼 좀 거칠게 노는 여자아이, 맘에 드는 물건이 있음 꼭 가져야 하는 캐릭터)
궈궈(수줍은 사장님 캐릭터, 평소엔 얌전한데 역시나 맘에 드는 물건이 있음 꼭 가져야 하는 캐릭터)
시은(좀처럼 뺏기지도 뺏지도 않는 캐릭터,단 동생이랑 집에오는 손님에겐 지나치게 후한 편)
첫번째 울음폭탄:
시은이가 미끄럼틀을 타려고 하는 순간 티엔티엔이 밀쳐서 새치기,넘어지자마자 으왕~~
두번째 울음폭탄:
궈궈가 갖고싶은 곰인형때문에 시은이 어깨를 꼬집음,억울하다며 으왕~~
세번째 울음폭탄:
높은곳에서 뛰어내렸는데 목있는데가 보기에도 아플정도로 접질림,아파서 으왕~~
세번째 울음폭탄을 터트렸을 때였다. 엄마 아빠들끼리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 때였는데 방해를 받은것이다. 게다가 오늘따라 유난히 눈물이 많은 시은이가 난 너무나 못마땅해 참지 못하고 짜증을 내버렸다. 안아달라는 아이를 움켜쥐듯 꽉 품에안고선 "시은아, 시은이가 아픈건 알겠는데 그만좀 울어. 엄마는 시은이가 그만 울었음 좋겠어" 온 몸으로 그리고 내 나름 절제된 목소리에서 엄마의 불만을 느낀 시은이는 곧 경앙된 목소리로 한마디 내뱉는다. "아프고 슬픈데 왜 못울어!"라고.
문득 시은이 두살때가 생각이 났다. 태어나서 두돌때까지 정말 잘 안울던 아이였는데 두돌이 지나면서 아이는 투정이 심해졌었다. 그땐 정말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 어른들을 곤란하게 했었던지라 난 늘 이렇게 묻곤 했었다."시은아, 울고싶으면 울어도 좋아. 그런데 물건을 던지거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해선 안되. 그리고 눈물은 몸이 아프거나 맘이 슬플때 흘리는거야, 시은이는 지금 왜 눈물이 나?"라고. 그 후 아이는 점차 감정표현에 적극적이 되었고 매우 자주 "엄마, 시은이 슬퍼요""엄마, 시은이 속상해요""엄마 시은이 질투가나요"식의 말을 하곤 하였는데 물론 때에따라 언제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진 못한게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시간에 난 감정표현에 솔직한 시은이가 내심 기특했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의 난 어땠는지. 난 또다시 아이들을 비교하고 있었다. 마치 내 아이가 물건을 뺏지 않아 자랑스러웠던 마음처럼 반대로 난 내 아이가 나머지 두 아이처럼 울지않고(설령 물건을 뺏더라도) 놀지 못하는 것이 신경쓰였던것이다. 엄마가 되니 혼자 되씹으며 부끄러울일도 참 많아졌다. 엄마들이 늘 우는 아이가 약하다고 생각하고 우는 아이가 진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나도 그순간 그랬다. 눈물에 관한 책을 들여다보며 아이를 울려야겠다고 다짐한 적도 있는데 감정표현을 격려하며 울어도 좋다라고 이야기 했던 엄마는 어디로 갔는지. 엄마도 눈물이 많은데. 나도 어릴적 눈물이 많아 더 많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었으면서말이다. 그렇게 자랐고 다 자란 지금은 오히려 맘껏 울었던 그 시절이 눈물을 참아야하는 지금보다 그리우면서 말이다. 아프고 슬플땐 울어도 되는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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