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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아이를 통한 성장_101229

by 머니위너 2013. 7. 16.

간만에 책 서른권을 후딱 해치웠다. 


늦은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달콤한 콘프레이크와 심심한 찬물 한잔을 마시며.


사실 따뜻한 커피가 몹시 고팠지만 참았는데,


늦게까지 읽어지는 책을 보며 좀 후회했다, 참지말걸.




시은이 동화책 서른권, 


얼마전부터 시은이가 유아책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생각하는 유아책이란 생활습관이나 인지발달 내지는 스토리가 없는 말하자면 '보여주기 위한책' 쯤.


최근 시은이는 앞뒤 연관성이 없는 그림책을 지루해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이야기 책을 읽어줄때면 아이는 다음장이 궁금해서 몸을 베베 꼬기도 하고,


급한맘에 손이 이미 다음장으로 넘어가는 모서리에 머물기도 한다. 


그리고 한권 읽기가 끝나면 어김없이 하는말 '엄마, 또, 또 보자' 


우리 아이도 드디어 책의 바다에 빠지는 시기가 왔나보다. 


퇴근후 한두시간으로는 택도없다는 즐거운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아무튼 그런 아이의 속도에 따라가기 위해,


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복잡한 내용의 동화책을 미리 읽어둬야 한다. 


요즘은 아이들 책들도 생각할 꺼리들이 많아 즉석해서 읽어주다보면 난제에 부딪히기도 한다. 


두돌반이 되어가는 딸아이 책읽어 주기가 벌써부터 쉽지 않구나.




어제 읽은 서른권의 책 중,


열권은 수학테마동화, 나머지 스무권은 어린이 철학동화였다. 


열권은 시은이와 함께 읽었는데, 


책을 읽어주는 동안 난 시은이가 어느새 '어린이'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장장 한시간 내내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즐겁게 듣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어깨가 살살 아파오고 목이 따끔해져 그만 쉬기로 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아이는 나혼자 읽은 스무권까지 다 읽고 자겠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혹시 단지 엄마의 바램일까? ^^''




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중점이 빗나가려하니 이쯤에서 정돈하자면,


에잇 정작 하고싶은 이야기는 짧게 해야겠다. 




나는 명작동화나 공주 이야기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잘 찾아보면 그 중에서도 정말 괜찮은 이야기거리들이 있다. 


어제 읽은 책 중에서 열권이 명작동화였는데 그 중 '행복한 왕자'가 참 좋았다. 


아이 덕분에 간만에 난 동화책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졌고,


그 뜨거운 기운에 취해 어느때보다도 행복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기분이 좋아 먼저 잠든 남편의 등에 수없이 키스를 퍼붓기도 했으니 말이다. 




아이가 아니였다면,


내가 과연 내 인생 스무해도 훨씬 지난 옛 이야기 책을 다시 펼쳐보며 눈물을 글썽일 수 있을까.  


정말이지 아이는 내게 끊임없는 깨달음과 깊은 감동을 가져다준다. 


아이를 통해서가 아니라면 가능하지 않은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니 내 아이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내게 진 빚이 없을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그러하다. 


모든 부모들은 마땅히 아이들을 안전하게 밝은 세상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며,


그것이 이루어졌을때 우리는 이미 얻는것이 잃은것보다 훨씬 더 많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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