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키가 작은편이라 운동화는 썩 좋아하지 않지만,
요즘 출퇴근 길에 운동화를 신기 시작했다.
예쁘다는 생각은 솔직히 없지만,
이상하게도 막상 운동화를 신으면 난 나도 모르게 몹시 달리고 싶어지는데,
그렇게 달리던 어느 퇴근길,
난 그만 와락하고 눈물을 쏟는다.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달리지 않았던 것일까, 나는.
그냥 이렇게 멈춰 있었던 것일까.
난 내가 달려왔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렸고,
그것은 꼭 겨울의 앙상함을 닮은 바람냄새와도 같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범람하여 넘치던 그 폭풍같던 시절,
유일하게 손끝을 쓸여내리며 내곁에 머물던 부드러운 바람의 위로도 잊었고,
온 밤 하늘의 쏟아지던 별들을 바라보며 주체할 수 없었던 마음의 울림들도,
온몸의 세포가 먼지처럼 일어나 매 순간 흔들리던 마음도,
난 더이상 생각나지 않았다.
운동화를 신고,
한발 한발 내 몸의 정점이 온전히 바닥에 닿는 순간,
내 가슴도 쿵쾅쿵쾅 힘차게 뛴다.
아..
이리 다시 달리고 싶은걸 참아낼 수가 없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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