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은이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뒤죽박죽 순서없고 논리적이진 못하지만,
여러가지 아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대화여서 기록해두기로 한다.
엄마: 참 유치원에서 울었다는 친구 얘기 듣고싶어 시은아, 친구가 왜 울었어?
시은: 엄마가 보고싶었던거야.
엄마: 시은이는 괜찮았어?
시은: 응, 난 용감하거든.
엄마: 아, 그렇구나~, 시은이 정말 의젓하다.
시은: 뽀로로랑 크롱도 용감하잖아.
- 갑자기 뽀로로 이야기로 전환-
엄마: 웅? 근데 뽀로로랑 크롱은 상어 무서워하지 않아?
시은: 안무서워해, 괜찮아.
엄마: 시은이는?
시은: 상어 좀 무섭지.
엄마: 그리고 또 뭐가 무서워?
- 무서워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
시은: 늑대도 무서워.
엄마: 그리고?
시은: 파도도 무서워. (파도를 좋아하지만 무서워도 하는것 같다)
엄마: 그렇구나, 그런데 시은이도 용감하잖아. 괜찮아.
시은: 엄마 뽀로로는 높은데서 뛰어내릴 수도 있어.
- 갑자기 또 뽀로로 이야기-
엄마: 그래 맞어, 그런데 높은데서 뛰어내리면 위험하지.
시은: 괜찮아, 난 날개가 있거든.
엄마: @.@ 날개가 있어도 뛰어내리면 착지할때 다리에 무리가 가서 키가 작아질지도 몰라.
(급 엉뚱해지는 엄마)
시은: (갑자기 내 얼굴을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더니 폭소를 터트림) 그런게 어딨어~~
뭐라그러는거야~~~(끝말을 애교스레 쭉 늘이며)
엄마: (더 엉뚱하게 설명하기 시작) 위에서 탁 하고 떨어지면 다리가 아파서 쭈그러들면 어떻게.
시은: (이젠 너무 재밌어하며 폭소) 뭐야~~~
엄마: (이야기 전환) 그렇게 작아지면 상어가 한입에 삼키기도 더 쉬워질텐데?
시은: (다시 진지해지며) 그럼 안되는데.
엄마: 상어가 한입에 꿀꺽 삼키면 어디로 도망치지?
시은: 똥꼬?
엄마: (그거야~~ 하이파이브?) 똥꼬가 응가로 막혀있으면?
시은: (좀 생각하더니) 눈?
엄마: 에이~, 눈은 좀 그렇다, 아프잖아.
시은: (문득 표정이 바뀌며 정색하는 시은이) 엄마, 하지마.
엄마: ??
시은: 엄마, 얘기하지마, 그만해.
엄마: 왜??
시은: 그렇게하면 사람이가(시은이 말투) 죽잖아.
엄마: …
시은: 사람이가 죽으면 다시는 못보는 거잖아.
…
하도 정색을 하길래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지만,
재밌다.
아이가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지.
이번 대화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 사실 저 말은 시은엄마가 지난번에 했던 말이다.
'거짓말같은 이야기’라는 동화를 보면 아이티 섬의 꼬마아이가 등장하는데,
지진때 부모를 잃고 매일매일 울면서 엄마아빠를 기다린다는 내용이였다.
그때 내가 이 아이의 엄마 아빠가 지진때문에 죽었다고 하니,
아이가 죽음에 대해 질문했고 내가 아주 슬픈 표정으로 해 준 대답이다.
그래도 참 신기한 것이,
물고기가 죽어서 묻어줄땐 천당에 가서 더 행복하게 살꺼라했는데,
아이는 죽음에 대한 이미지를 슬프게 기억하기로 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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