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야, 오늘 엄마는 한가지 너를 작은 위한 노력을 했단다. 사무실 이사를 하는데 새 사무실 패인트 냄새때문에 걱정이였거든. 그래서 부장한테 다른 사무실에 내 자리를 하나 부탁한다고 했어. 이런저런 좀 걸리는 마음이 없는건 아니였지만 너를 위해서 엄마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엄만 꼭 그렇게 하리라 마음을 먹었단다. 그리고 다행히도 회사에서 그렇게 해 주겠다고 했고. 물론 머지않아 회사를 관두겠지만 다녀야 하는 날까지는 다녀봐야지. 힘들게 일하는 우리의 아빠를 위해서 말이야.
콩이야, 네가 세상에 나오면 알게 되겠지만 세상 사람들은 돈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단다. 그것은 극단적일 수록, 넉넉할때나 부족할때 사람을 나쁘게 하기도하거든. 그래서 많은 엄마 아빠들은 어린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돈을 많이 벌길 바라고 또 그러기 위해선 공부를 많이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 설령 그게 다가 아님을 알아도 세상엔 더 많은 사람들이 먼 미래보다는 당장의 위안을 계획하곤 하니깐.
엄마는 조심하도록 노력할게. 눈과 귀를 충분히 열어두고도 흔들리지 않도록 더 많이 마음공부를 할 거야. 너와 네 언니(누나)가 힘들지 않도록 그 어떤것도 강요하지 않고 조종하지도 않을 생각이야. 내가 너희를 옳바른 방식으로 충분히 사랑하면 당연히 감사를 배우고 절제를 배우고 더불어 판단력이 생길거라고 엄마는 믿는단다. 힘든날도 많겠지만 그건 더 좋아지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을거야.
사랑하는 우리 콩이, 지금은 쌕쌕 잠이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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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야, 엄마는 네 언니(누나)를 낳고 배운점이 정말 많단다. 다시 태어났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엄마는 엄마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함을 발견하고 또 그것을 채우려고 용기를 내어 노력하고 있단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네가 내게로 왔지. 마치 엄마의 모든 노력이 새로운 결실을 맺은것처럼 엄마는 설레기도하고 긴장되기도 해.
사랑하는 아가, 콩이. 한가지 네게 미리 말해둘 것이 있어. 엄마랑 아빠는 너를 무척 사랑하고 아끼지만 언니(누나) 마음이 조금더 자랄때까지는 네가 태어난 후에도 언니(누나) 편을 많이 들어주려고 해. 그리고 대충 네가 말을 할 때 쯔음이 되면 언니(누나)도 엄마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될테니까. 물론 그럴 수 있을 만큼 네 언니(누나)는 의젓하고 또 생각이 깊은 아이라고 엄마는 믿고있어. 네 언니(누나)는 어리지만 배려심이 많고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아이란다. 그 또래에 맞게 질투심과 욕심도 있고 때론 자기중심적이 되기도 하지만 언니(누나) 맘속에는 언제나 옳고 그른것을 재는 저울이 움직이고 있고 엄마는 그것을 읽을 수 있단다. 그래서 때론 당장은 화가 나고 슬퍼 눈물을 흐리더라도 조금만 기다려주면 곧 언니(누나)는 저울이 기우는 쪽으로 행동하지. 아주 예쁜 사람이란다. 너도 나중에 알게 될거야.
콩이야, 콩이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야. 그렇게 좋은 언니(누나)가 있으니 얼마나 든든할까. 자라면서 종종 언니(누나)에게 섭섭할 일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너의 인생에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줄 것을 엄마는 안단다. 그래서 엄마랑 아빠도 너무 다행이라 생각하고 너를 보내주신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고 있어.
사랑하는 내 아이들. 너희들이 자라는 모습이 정말 기대가되는구나. 매일매일 펼쳐질 새로운 이야깃거리와 순간순간 생겨날 새로운 감정들 그리고 너희들과 인연을 맺을 수많은 사람들.
엄마는 늘 벅찬 기대감을 버리지않고 너희를 지켜볼 것이야.
사랑한다, 내 아이들.
201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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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야, 오늘은 좀 힘든 이야기를 하려고 해. 엄마 아빠는 너를 갖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 주를 이루었지만 반대로 힘든 마음도 있었단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왜 그런지는 아마도 콩이가 이 다음에 커서 아빠 혹은 엄마가 될 때면 알게되지 않을까 싶어.
엄마는 네 언니(누나)를 낳고도 쭈욱 회사에 다녔단다. 물론 운 좋게도 좋은 아줌마를 만나 언니(누나)는 입주 아주머니께서 유치원 입학하기 전까지 돌봐주셨는데 엄마에게는 그 3년이란 시간이 무척 고된 시간이였단다. 아가와 함께 있는 시간엔 아가에게 미안했고 아가와 떨어져있는 시간은 언제나 늘 살얼음판을 걷고있는 듯한 기분이였거든. 그래서 엄마는 나름대로 많이 애쓰고 맘을 썼는데 지금까지도 언니(누나)에게 미안함으로 남아있단다. 아니 어쩌면 평생 그렇게 미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너는 엄마가 돌봐주리라 아빠와 상의해 결정을 했단다. 엄마는 8년을 다닌 회사를 곧 그만둘것이고 어쩌면 앞으로 꽤 긴시간 경제활동을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단다. 그것이 엄만 어찌나 아빠에게 미안한지.
콩이야, 엄마에겐 아직 버리지 못한 꿈이 있단다. 아니 버린적이 없고 버릴 마음도 없으니 이루지 못한 꿈일 뿐이겠지. 엄마는 너를 조금 키워놓고 그 꿈을 실현하려고 한단다. 비록 그 꿈이 우리 가정을 경제적으로 살찌우는데는 그닥 도움이 안될지 모르겠지만 혹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하고 세속적인 기대도 해 본다. 하지만 걱정하지마. 엄만 언제나 아빠와 네 언니(누나) 그리고 너를 돌보고 사랑한다는 기초하에 엄마꿈을 꿀 꺼니까. 그렇게 이루어져야 엄마꿈도 탄탄할테니까.
사랑하는 콩이야, 실은 엄마가 오늘은 마음도 많이 지치고 힘들어. 결정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거든. 그래도 널 생각하고 우리 가족을 생각하니 이렇게 또 한결 힘이 나는구나. 사랑하는 나의 아이, 우리집 천사. 고맙구나.
20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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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생겼다고 좋아하는 너, 꼭 여동생이어야 한다고 되뇌이는 너, 아빠가 엄마 배 조심하라고 잔소리하니 속상하다는 눈물을 보이던 너, 아빠 엄마 벌써부터 동생얘기에 시간 가는줄 모르니 질투난다던 너,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서 엄마에게 늘 안겨 일어나고싶어했는데 동생 다친다고 스스로 침대에서 일어나는 너, 언제나 열차례 잔소리 없이는 아침시간 옷은 30분씩 입어야 했던 네가 엄마 힘들까봐 10분도 안되 후다닥 입고는 책 한권 읽고 등원하는 이쁜 시은이.
엄마는 그런 너를 보며 얼마나 고맙고 기특하고 뿌듯한지 모른단다. 괜히 엄마가 널 '이쁜이'라고 부른게 아닌게지. 넌 정말 마음도 이쁜 아이란다.
사랑하는 나의 아기, 이제 고작 네 돌을 넘긴 네가 어쩜 이렇게도 의지가 되는지 모른단다. 언제나 떠올리기만 해도 감사하고 또 감사해서 눈물이 나게하는 너, 아직 여리고 작은 너의 마음을 엄마가 잘 돌봐줄게. 언니라고 뭐든 양보하고 언니라고 뭐든 잘해야한다고 말하지 않을거야.
엄마의 첫째딸, 시은이.
사랑한다.
201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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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이해해주는 정말 고마운 너. 지난밤엔 세상에 엄마가 아빠한테 화난 화풀이를 너한테 했네. 뽀로로 DVD 잠시 보고있던 너에게 뽀로로 그만 보라고 소리 지르고 집에 와서 왜 손 바로 안씻었냐고 옷 왜 안갈아입었냐고 화를 내버렸어. 그리고 엉덩이까지 때려버렸지. 이런적이 없었는데 엄마 정말 부끄러웠었다. 그런데 넌 그런 엄마에게 어땠는지.
상황은 좀 우스웠지만 아빠랑 금새 화해를 하고 (맘넓은 아빠가 먼저 사과하고) 엄마는 화장실에서 큰 볼일 중이였는데 글쎄 네가 밖에서 먼저 내게 화해를 구해오더구나. 마치 엄마의 마음을 다 알고있는것처럼 어쩜 그리고 정확하게 엄마를 위로해주는지. 물론 상황은 정말 웃겼지, 엄마가 임신중이라 큰일이 좀 힘든데 마침 힘쓰는 중에 대답을 강요하던 집요한 녀석.
"엄마, 엄마? 방금전에 시은이 엉덩이 아팠어. 빨개졌어. 그런데 엄마 처음이니까 시은이가 용서해줄거야. 아니, 엄마가 더 많이때려도 시은이는 용서해 줄 수 있어, 시은이는 엄마가 시은이 사랑하는거 알거든. 맞지? 맞지?"
그래 아팠지, 미안해... 엄마가 정말 잘못한거야, 엄마가 화가나서 시은이를 아프게 한거야, 엄마가 아빠한테 섭섭했는데 그걸 시은이한테 화풀이했어, 그건 아주 나쁜거야. 아니 어떤 경우든 시은이를 때리는 건 엄마가 잘못하는 거야. 미안해, 우리 시은이. 그래도 엄마가 시은이를 사랑하는거 의심하지 않아줘서 고마워. 시은이가 가끔 화날때 엄마 싫어 라고 말하는 것이 진심이 아닌것처럼, 엄마도 그런거야. 정말 미안해, 우리 이쁜이.......
라고 안아주었지만, 엄마는 얼마나 한참을 너에게 미안해했는지... 콩이 가진 핑계로 엄마가 너무 편안해지고 싶었던가봐. 아빠에게 투정부리고 맘 안알아준다고 아빠를 힘들게 했고 너에게까지 화풀이를 했다. 엄마는 정말 나빴어. 미안하다 시은아. 그리고 정말 고마워, 사랑하는 내 아이, 엄마마음을 알아주는 너. 고마워 내 딸.
2012.11.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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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 딸, 오늘 아침 또 엄마때문에 많이 속상했지. 그래도 그럴때마다 삐치지도 않고 엄마한테 뽀뽀로 인사하는 너. 그런 너인데 말이야.
요즘 너를 보는 엄마는 순간순간을 예상할 수가 없단다. 어떤날 넌 정말 어른스럽고 사랑스럽고 엄마맘을 잘 알아주는데 또 어떤날 넌 작은 악마가 되어 엄마를 괴롭게하고. 잘 해내다가 문득 아빠 엄마 한마디에도 짜증을 내고 눈물폭탄은 또 왜그리도 불쑥불쑥 터져주는지. 너도 잘 하고 싶었는데 그러고 싶지 않은데 짜증내고싶지 않고 울고싶지 않은데...엄마는 그런 너의 마음이 읽히는데도 그런 너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 보다는 자꾸 인내심을 잃어버리는 구나. 너에게 화를 내는 날은 하루종일 마음이 불편하고 미안하고 속상한데. 네게 만약 휴대폰이라도 있다면 문자라도 보내 엄마 마음은 그런게 아니였다고 말하고 싶은데 말야.
엄마가 욕심쟁이일까. 다른 아이들처럼 그냥 옷도 입혀주고 신발도 신겨주고 밥도 챙겨주고 해야하는건데 사달라는거 사주고 달래주고 들어주고 그래야하는 건데 안하는걸까. 엄마는 너를 혼내고 돌아서면 하루에도 수십번씩 회의가 든단다. 엄마가 잘못하는 것일까. 어디가 잘못됬을까. 넘쳤을까. 부족했을까...
지금은 네가 엄마의 그런 마음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종종 엄마맘을 이해하겠다는 너의 말 한마디에 엄마는 여전히 힘이 나고 고맙기만 한데. 그래도 엄마의 어깨가 무겁다. 우리 시은이의 유아 사춘기는 어디까지 왔을까. 엄마 아빠도 요즘은 최대한 너에게 맡기고 너를 지켜봐주기만 하려는데도 시간에 쫒기는 아침엔 어쩔수 없이 너를 재촉하고 다그치게되는구나. 늘 미안하고 또 고마운 시은이. 힘들어도 우리 다시 앞으로 나아가자. 엄마는 네가 좋아질것이라고 믿는단다. 엄마 아빠가 이렇게 널 사랑하고 아끼는데 넘칠까봐 부족할까봐 언제나 조심스러운데. 지금은 과정일거야. 엄마가 화나는거 많이 참아야하는데. 엄만 우리 시은이가 고작 네 돌 꼬마인것을 자꾸만 잊는구나. 네가 잘 해낼수록 엄마가 더 많은것을 기대하는가보다. 미안하다 우리 이쁜이. 그리고 고마워, 이런 엄마에게 여전히 천사웃음을 지어주니.
201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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