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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너랑 안놀아_120615

by 머니위너 2013. 7. 17.

그간의 이야기들을 올릴 엄두도 못낸것은,

 

일단 네이버에게 탓을 돌리고.

 

오늘은 오랫만에 어제 있었던 하나를 이야기하려한다.

 

 

 

어제 아침의 일이였다.

 

평소보다 일찍 유치원에 도착한 우린 먼저 동네 놀이터에 들렸다.

 

날좋은 여름이라 이른 아침부터 몇몇 아이들이 놀고있었고,

 

마침 옆동에 사는 통통언니 발견한 시은이는 단숨에 아이에게 달려갔다.

 

 

 

여기서 일단 통통언니 캐릭터를 묘사해보면.

 

통통언니는 시은이보다 열달 빠르고,

 

내가 동네 아이들 중에서,

 

가장 활발하고 인사성 밝고 왈가닥 여자아이다.

 

시은이에게도 언제나 먼저 인사하고 먼저 말을 걸어오곤 했다.

 

시은이와 비교해 ,

 

어렵지않게 다가오는 만큼 쉽게 마음을 거두기도 한다.

 

물론 그래봤자 어린아이만큼이지만 말이다.

 

 

 

선생님의 묘사에 따르면 천천히 뜨거워지는 시은이는,

 

그런 통통언니의 친절에 처음에는 낯설어했지만,

 

마음이 호감으로 변한것 같았다.

 

 

 

그러던 ,

 

오늘 유치원에서 둘이 만난거다.

 

 

그런데 왠일인지 통통언니는 오늘 기분이 별로인가보다.

 

다가가는 시은이에게 그닥 반응이 없더니,

 

문득 미끄럼틀로 올라가는 계단을 막더니,

 

시은이가 올라가게한다.

 

 

 

시은: (울상을 지으며)엄마,통통언니가 못올라가게해.

 

엄마: (그냥 지켜보는 중이다)

 

시은: (마음을 바꿔 다른 미끄럼틀을 타기로한다)

 

통통: (심경에 변화가 왔는지) 시은아 이리와서 미끄럼틀 타자.

 

시은: (머뭇거리며: 마침 다른 미끄럼틀을 타려고 하던 찰나였다)

 

통통: (조금 강한 어조로) 이리와서 이거타.

 

시은: 미끄럼틀 타고싶어.

 

통통: .. (팔짱을 끼더니 입을 삐죽거린다)

 

        너랑 안놀아!

 

 

 

..

 

내가 아는한 시은이는 말을 처음 들어봤다.

 

간접적으로 시은이도 나에게 누구누구랑 안놀거란 말은 있지만,

 

직접적으로는 들어본 적도 말해본 적도 없던차였다.

 

순간 표정이란

 

억울했던건지 그냥 반사적인 표현인지,

 

시은이도 바로 나도 너랑 안놀아라고 말하며 울상을 지었다.

 

그리고 곧이어 내게 엄마, 통통언니가 나랑 안논데요, 마음이 아파요라고

 

슬픈표정을 지으며 내게 울먹였다.

 

 

 

그런데 순간 마침 유치원 정문이 열리며,

 

아이들은 그렇게 매끄럽지 못한 작별을 고하며 등원했다.

 

 

 

그리고 어제 저녁시간.

 

 

 

한동안 친구들과 노는것에 흠뻑 빠져있던 시은이,

 

그래서 본의 아니게 이야기 시간이 늦춰져 아침에 늦잠을 자곤했던 시은이,

 

어제는 왠일인지 엄마랑 놀겠다고 한다.

 

그것도 엄마말을 배우겠다고 자처한다.

 

(다른 이야기 거리가 많은데 요즘 시은이가 드디어 한글을 배우겠다고 해서 조금씩 원하는 만큼만 해나가는 중이였다)

 

 

 

암튼 엄마말 배우고나서,

 

간만에 진득하니 책을 읽어주고자 앉았다.

 

.

 

갈증났던 만큼 한시간 정도 읽어주고,

 

잠자리에서 읽어주기로 한다.

 

 

 

첫번째 이야기  <마음이 너무 아파>

 

줄거리: 하마순은 튼튼하고 뭐든 해내는 하마다.

 

그런데 그런 하마순에게도 단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마음이 너무 여려 아주 사소한 말에도 쉽게 상처를 받는 .

 

(생략)

 

사소한 말의 정도차이가 있겠지만,

 

하마순, 녀석은 시은이와 닮아있었다.

 

 

 

엄마: 시은아, 오늘 아침에 마음이 아팠던거 지금은 어때?

 

시은: (문득 눈물을 글썽이며) 아직도 마음이 아파.

 

엄마: 그래, 많이 속상했을거야. (안아주니 안는다)

 

그런데 시은아.

시은:

?

 

엄마: 시은이가 가끔 엄마한테 화날때 뭐라고 하지?

 

      엄마 싫어 라고 하잖아 그치?

 

시은: (말똥말똥) ..

 

엄마: 그런데 그건 시은이가 엄마 진짜 미워해서야?

 

시은: 아니.

 

엄마: 그럼, 엄마가 하나도 안미운거야?

 

시은: …… 아니……

 

엄마: 잠깐 미운건 사실이지만 계속 미운건 아니였잖아 그치?

 

시은: .

 

엄마: 통통언니도 순간 잠깐 시은이랑 안놀고싶었을지도 몰라.

 

시은:

 

엄마: 그러니까 다음에 만나면 시은이랑 놀고싶을거야.

 

 

 

사실

 

문제에 대해 준비해놓은 대답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는 없다고,

 

네가 모든 사람을 좋아할 없는것처럼.

 

그런데 차마 그런 이야기를 없을것 같았고,

 

결정적으로 연령대의 아이들에겐,

 

아직 좋고 싫고가 즉흥적일것이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대답하기로 것이다.

 

 

 

그리고 나서 약속대로 동화책을 들었다.

 

 

 

두번째 이야기 <놀이터의 >

 

줄거리: 새미는 놀이터의 왕이다.

 

캐빈이 놀이터에 때마다 캐빈에게 으름장을 놓으며,

 

미끄럼틀도 그네도 정글짐도 놀게 한다.

 

새미는 캐빈을 묶어버리겠다고도 하고 땅에 묻어버리겠다고도 한다.

 

한편 캐빈은 그때마다 집으로 되돌아오고 캐빈의 아빠는 캐빈에게 묻는다.

 

그냥 돌아왔니? 새미가 그렇게하면 어떻게 할건데? 가만 있을거니?

 

라고 물어보며 직접 답을 주기보다는,

 

캐빈이 스스로 생각해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마지막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새미는 여느때와 같이 캐빈을 위협하며,

 

모래놀이장에 들어오면 우리에 쳐넣겠다고 했다.

 

캐빈이 새미에게 그럼 곰이랑 놀겠다고하자,

 

캐빈은 약올라하며 심하게 캐빈을 괴롭힐거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아래는 마지막 대화의 일부분:

 

 

 

캐빈: 그럼 트럭을 타고 도망가야지.

 

새미: (흥분하여) 군인한테 탱크를 빌려타고는 밀어버릴거야.

 

캐빈: 그래. 그럼 그렇게 해봐.

 

새미: 뭐라구?

 

 

 

둘은 고개를 숙이고 함께 모래놀이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실수로 둘은 머리를 부딪히며 웃는다.

 

 

 

캐빈: 모래성 만드는걸 도와줄래?

 

새미: 싫어!

 

 

 

하지만 새미는 캐빈을 도와 멋진 모래성을 완성한다는.

 

그런 멋진 이야기이다. ^^

 

 

 

 

 

사실 두번째 이야기는 정말 훌륭한 이야기라서 따로 포스트를 쓰려고 했지만,

 

일단 여기서 써먹어야겠다. ㅎㅎ

 

 

 

두번째 책을 읽어준 ,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 따뜻하게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을 걸었다.

 

 

엄마: 시은아, 통통이는 놀이터의 왕일까?

 

시은: , 그런것 같아.

 

엄마: 그럼 말야, 통통이는 다음에 시은이랑 안놀까?

 

시은:

 

엄마: 새미는 어땠지? 싫어? 라고 하고선?

 

시은: 모래성을 만들었어.

 

엄마: (웃어주며)

 

 

 

친구 사이.

 

그래도 어렵긴 어려운 부분이다.

 

가장 내게 어려운 내가 참여할 없는 부분이라 그렇고,

 

어른들도 때론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것 같다.

 

 

 

쉽게 상처받는 시은이 그리고 아이들,

 

조금만 마음을 써주어 예민하고 섬세한 감정을,

 

마치 탄탄한 잔근육처럼 건강하게 다져줘야 할텐데

 

라는 생각을 해본다.

 

 

 

.

 

마무리는 해야겠다.

 

오늘 아침 등원길에 둘은 놀이터에서 만났다.

 

통통언닌 이번엔 자기와 같은반 아이들과 노는데 정신이 팔려있다.

 

그래도 일단 시은이는 두려움을 물리치고 다시 통통언니에게 다가갔는데.

 

사실 마음도 이때 떨리더라,

 

다시 한번 상처를 입으면 이제 뭐라고 주어야할까

 

엄마.

 

마음이란

 

 

 

시은이는 통통언니에게 계속 말을 붙여보지만 ( 상황 참으로 귀엽고 기특하다)

 

통통언니는 한참을 아랑곳하지않고 노는데 바쁘다.

 

그런데 그때.

 

둘은 미끄럼틀에서 마주쳤고 실수로 통통언니는 시은이의 발을 밟는다.

 

순간 시은이는 조금은 소심한 표정을 지으며 통통언니를 바라보고.

 

발작 물러나있는 내겐 긴장감마져 돈다.

 

 

 

통통:  (시은이를 안아주며) 시은아, 미안해.

 

 

 

……

 

이쁜 아이들...

 

정말 다행이다.

 

내가 해주었던 말들이 모두 진실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제 시은이는 신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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