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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엄마 기쁘구나_101029

by 머니위너 2013. 7. 15.

엄마는 퇴근 후 늘 시은이와 마주보며 밥을 먹인다.

 

그 시간 만큼은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아이와 나만의 절대교감의 시간이다.

 

혼자 몇번 떠먹다가 먹여달라고 하다가 또 혼자서 떠먹기를 반복하며,

 

그렇게 시은이는 식사를 즐긴다.

 

종종 입주변에 밥풀이 묻으면 스스로 휴지를 움켜쥐고 닦는다.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는 이렇다.

 

엄마: 시은아, 오늘 어땠어? 재미있었어? (나는 이때 우스꽝스런 표정을 짓기도하고 활짝 웃기도하고 그런다)

 

시은: 재미있었어. (내가 경어를 쓰면 아이도 경어 내가 그렇지 않으면 아이도 나와 같은 방식을 선택한다)

 

엄마: 오늘 누구랑 놀았어?

 

시은: (할말이 많아지는 표정을 하며) Jun Jun 이랑 놀았어. 

 

한다.

 

때론 뭔가 고자질을 하기도 한다.

 

아빠가 어찌어찌해서 자기가 넘어졌는데 아팠다.

 

아줌마랑 베란다에서 놀다가 아줌마가 조심해라고 말했는데 못듣고 넘어져버려 머리가 아팠다 등등.

 

무엇인가 알리고자 (고자질) 할 때는 말이 빨라지기도 더듬기도 한다.

 

자기의 기분을 이해해달라는 신호다.

 

엄마는 곧 시은이 아팠겠구나 혹은 지금은 괜찮아? 라며 쓰다듬고 안아주며 아이를 위로해준다.

 

이야기를 듣는 도중 아이의 작은 입이 오물조물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중도에 한번씩 안아주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그렇게 물끄러미 바라봐주는것을 아이도 꽤 좋아한다.

 

아이는 아주 자주 내게 말한다. '마마, 까오씽러' (엄마, 기쁘구나!)"

 

엄마의 기분을 마음에 두고있다는 뜻이다.

 

 

 

 

그 무엇보다도 내가 내심 바라던 아이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때면,

 

나는 참으로 감사하다.

 

엄마는 이렇게 채워주지 못하는 많은 시간들을 '웃음'과 '관심'으로 꽉 꽉 채우려 노력한다.

 

그리고 시은이가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난 한없이 고마울뿐이다.

 

따뜻한 아이로 그렇게 쭈욱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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