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흠.
똥구멍에 털난다.
남을 비난하는 말이 아니라면 차마 내뱉지 못할 말은 없다.
그런데 이 말의 유래는 무엇일까?
단지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함이라면 순서가 바뀌어야하지 않을까?
웃다가 울면 이렇게.
아무튼 유래는 모르겠지만 최근 난 나름 이 말의 심오한 뜻을 이해해냈다.
아이는 종종 울다웃기도 웃다울기도 하는데 그 어떤 경우던 어른의 울다웃는 내지는 웃다우는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온전히 그 순간의 감정에 충실해서 웃거나 울지만 어른의 경우는 매우 다양하다. 순수하게 울고싶어서 내지는 웃고싶어서 울고웃는 경우를 포함해 울지못해 웃는경우 웃지못해 우는경우 웃어야해서 웃는경우 울어야해서 우는경우 등등.
오늘 아침 아이가 물었다.
시은: 엄마, 왜 울다가 웃으면 똥구멍에 털이나?
엄마: (매우 진지하게) 어른들은 똥꼬에 털이 났잖아. 그게 다 울다가 웃어서 그런거야.
시은: ....(역시 진지하다)
나는 어른이 되면 울다가도 웃어야되는 경우가 많거든...이라고 혼잣말로 중얼댄 후 "어디볼까? 우리 시은이 똥구멍에 털났나?" 라고 외치며 아이에게 덤벼들었다. 화들짝 놀라며 달아나는 아이. 녀석을 냅다 안아올려 궁둥이 팡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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