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본 문구에서,
아이가 대중앞에 서기 두려워하거나 수줍음이 많다면,
"저 사람들 모두를 호박이라고 생각해 봐" 라고 말해보자 라는 식의 조언이 있었다.
아, 얼마나 멋진 말인가, 얼마나 위안이 되는 말인가! 라고 감동받으며,
나도 한번쯤은 써먹어야겠다 다짐했었다.
그리고 하루는,
시은이가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는데.
난 아이가 긴장하리라 확신하고 마침 이 말을 해 주게된다.
"시은아, 저 사람들을 모두 호박이라고 생각해봐"
그런데 눈을 반짝이며 나를 올려다보던 시은이의 반응.
"호박? 난 호박 필요없는데?"
한 방 먹은 시은이 엄마,
멋진 스크린의 한 장면쯤을 떠올렸는데,
성격적인 면도 있겠지만 사실 아이는 아직 그런 수줍음과 두려움을 경험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되려 "왜 사람들이 이렇게 적어?"라고 말하며 더 많은 관객을 요구하는 아이.
그리고 거기엔,
낯선 사람을 만나 수줍어하던 시은이와,
오랫만에 만난 사람 앞에서 시선을 끌고 싶어 엄마 옷깃을 질질 당기던 시은이는 없었다.
재밌는 경험이였다.
그리고 난 아이가 언젠가는 체험하게 될 수많은 새로운 감정들에 대해,
무척 궁금하고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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