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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테고리 주제는 영어이다.
나에게 영어,
평생 끝나지 않을 숙제,
잊을만하면 고개를 들어 기어코 나를 모자라게 만드는 녀석,
나에게는 그런 애증의 영어가,
과연 미래의 시은이에겐 어떤 이미지가 되어줄까.
앞으로 나는 그 흥미 진진한? 이야기를 이 카테고리에서 해 나갈 생각이다.
흠 흠,
엄마욕심을 포장한 것 쯤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난 시은이에게 언어란 원활한 의사소통를 위한 도구쯤 일 뿐이라는 것을,
일찍이 깨우쳐주고 싶다, 언어학자가 되겠다면 또 몰라도.
그래서 가급적이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즐겁게,
완벽하진 않아도 다양하게 살아있는 외국어를 접할 수 있도록,
나 역시 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그 환경을 제공해 주고싶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일단…
사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재미없게도 별로 없다.
단지 아이의 눈치를 살금살금 살펴서 시은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찰하고,
그것을 조금 더 오래 할 수 있도록 덜 관여하고 조금 더 격려해주어,
아이 스스로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것.
영어 교육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의 교육 지침이겠지 싶다.
시은이가 정식으로 영어 수업을 하게 된 시점은,
바로 유치원에 가면서부터이다.
고작 수업이라고 해봐야 외국인 선생님과 함께 노는 일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세 돌 하고도 약 한 달 후니까 이제 두 달 되었나보다.
물론 아이는 이전에도 ‘영어권 문화’를 접한 적이 있었다.
엄마의 후진 영어발음 노래로,
그리고 한마디 영어도 못했지만 다른 모습을 한 흑인 베프 싸이,
또는 어쩌다 한 번 가는 놀이방의 노랑머리 친구들 쯤을 통해서 말이다.
위에서 내가 구태여 ‘문화’라고 쓴 이유는,
이맘때 아이들에게 영어란 어른들의 ‘학습해야할’ 혹은 ‘어려운’ 외국어가 아닌,
하나의 다른 문화일 뿐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나는 쭈욱 아빠가 중국인 엄마가 한국인인 시은이에게,
최대한 혼란을 덜어 주기 위해,
영어는 선생님 말,
중국어는 아빠말, 한국어는 엄마말,
일본어는 토토로 말 정도로 일단 단순하게 언어개념을 정립하도록 유도했는데,
최근 시은이가 유치원에 가면서부터는,
점차 아이에게 나라(국가)의 개념을 설명해줘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물론 이제 겨우 ‘시은나라’를 언급할 정도로의 개념 이해를 하고 있지만 말이다.
흠 흠 이야기가 또 산으로 가기 전에,
이쯤에서 왜 제목이 ‘할로우 잽’인지를 이야기해야겠다.
시은이가 유치원에서 첫 영어수업을 받고 온 날이었나보다.
엄마: 시은아, 영어수업 재밌어?
시은: 응.
엄마: 근데 선생님 이름이 뭔지 엄마도 알고 싶은데?
시은: (어떻게 말해야 할 지 조금 망설이는 중) …
엄마: 영어 선생님 남자야 여자야? (이야기가 끊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단 질문)
시은: 남자.
엄마: 어떻게 생겼어? 머리는 무슨색이야? (사실 난 네이티브 스피커인지 궁금해하는중)
시은: 근데 엄마, 선생님 머리가 없어, 앞에 (나중에 사진을 보니 과연)
엄마: 그래? 대머리 선생님이야? (일부러 웃기는 중)
시은: 응,응.
엄마: 근데 그 대머리 선생님 이름은 뭐래?
시은: 이름? !!$@*&^ ~야.
엄마: 뭐라구?
잘 못 알아듣겠길래 시은이 입에 살포시 귀를 가져다 댔는데 글쎄…
시은: “할로우 젭 (Hello Jeff)”
엄마: ……………… !
뭐지 뭐지?
할로우 키티도 아니고.
쩝.
(아이는 수업시간에 처음 배웠던 말이 매우 인상깊었나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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