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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해도 괜찮아요. 괜찮아요. 당신만 까칠한거 아니예요. 사실은 우리 모두 까칠한데, 사람과 사람이 다른데 까칠하지 않는것이 더 이상한거죠. 단지 조금 서툴러 그런거예요. 그렇다고 능숙하긴 또 싫어 그런거예요. 그러니 우리 그냥 까칠하게 살아요. 까칠해도 괜찮아요. 그냥 문득 좀 외로운 날엔, 그냥 문득 좀 쓸쓸한 날엔, 까칠해도 우리 함께 살아요. 까칠해도 우린 서로 사랑할 수 있어요. ---- 오늘 아침 평소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까칠한´ 동료가 한마디 했다. "나 요즘 자꾸 까칠어지는것 같아." 놀랍지만 난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그가 너무 사랑스러워졌다. 2013. 9. 6.
천국이던 지옥이던 만약 당신이 곁에 있는 사람으로 인해 하루에도 몇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는 생각이 든다면. 사실 그 중 하나는 거짓일 수도 있다는 함정.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나는 내 삶에서 천국보다 비중이 컸던 지옥을 냉큼 삭제해버렸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행복해졌다. 2013. 8. 10.
2013.7.29~8.31 증도에서 휴가철치고는 한가로운 증도. 외가에서 차로 두시간 정도 가니 증도가 나왔다. 모래가 너무 고와서 이쁜 아이의 이름을 써봤다. 그 모래 사이로 분주하게 도망다니던 게도 한마리 슬쩍. 고운 모래에 깍이고 부숴진 예쁜 조개 껍데기도 주워다가 시은이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다. 파도 놀이가 한창인 시은이. 촉촉한 저 모래사장을 잊을수 없을것 같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 2013. 8. 6.
2013.7.29~8.31 전남 장성 시골집, 지금은 쉽게 찾아 볼 수도 없는 그런 시골집에 다녀왔다. 어릴적 방학때마다 다녀갔던 곳 나의 향수가 담긴 외갓집, 지금은 비록 개조해서 풀냄새 사람 냄새도 없지만, 괜찮다. 내 가슴에 차곡차곡 쌓인 추억이 있으니. 마당엔 소 있고 때때로 그 한가운데를 담담히 가로질러가던 두꺼비도 그립고, 한여름밤 시끄럽던 매미소리 제비집 소나무 사이를 비집고 불어오던 바람 바람. 쏟아질 것 같던 별들도 그립다. 개조한 이후로 평소엔 비어있지만 이렇게 여름 휴가철이 되면 가족들이 돌아가며 다녀간다. 아궁이는 없어도 보일러의 편리함이 있고, 외양간은 없어도 깨끗하고 넓은 앞마당이 있다. 아쉬우면 아쉬운데로 저런 농기구들도 아직 조금 남아있다. 저 마루에서 낮잠자면 얼마나 달콤한지... 이전처럼 열린 마루는 아니지만.. 2013. 8. 6.
틱낫한 스님의《화》를 읽다가. 부부싸움을 심하게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난 남편에게 비난의 말을 퍼부었고. 남편도 여느때와는 달리 그런 내게 벽을 쌓는 쪽을 택했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사실 나는 내 문제를 꽤 정확히 알고 있다. 때때로 타인의 말에 대해서 객관적 작업 요함. 그날도 나는 남편이 가볍게 내뱉은 한마디에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어 했고 평소 스폰지처럼 나의 '나쁜말'을 흡수해주던 남편도 왠일인지 무척 냉담했었던. 그때 나는 남편에게 자존심 다 굽히고 처음으로 용기를 내 외쳤었다. "제발 날 도와줘. 지금 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 라고. 나의 이 단 한마디 말에 남편의 태도는 순간 급변했고 꼬질꼬질하게 울던 나를 꼬옥 안아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난 지금도 가끔 그때를 생각하며 나 화법을 쓴다. 틱낫한 스님의 《화》를.. 2013. 8. 5.
나뭇잎 나이가 들어 갈 수록 나는 나무가 좋고 꽃이 좋다. 2013. 7. 24.
엄마로써 최선을 다한다는 뜻은 엄마로써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사실 무언가 더 많이 해야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엄마가 되어 자라는 아이를 지켜보니 오히려 나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해야할 일 보다 더 많다고 느낍니다. 관심이 지나쳐 간섭이 되어서도 안 될 것이며 넘치는 사랑을 그릇된 방식으로 표현해 아이의 마음에 족쇄를 채워서도 안 될 것입니다.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나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제법 먼 발치에서 아이를 지켜보겠지만 내 눈은 언제든 아이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아이의 판단 과정에 되도록 덜 관여하고 안전문제를 제외한 모든 일에 담대히 반응할 것입니다. 아이에 대해 나는 비교적 아는 것이 많겠지만 이는 질문해 얻어진 것이 아닐 것입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어 살다가 힘든 어떤 날에도 나는 아이를 대신해 무엇가 해주.. 2013. 7. 24.
내가 내 아이를 믿는다고 하는건 내가 내 아이를 믿는다고 하는건, 결코 내 아이는 잘못할 리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이는 자라는 동안 실수와 실패를 반복할 것이고 때때로 옳지 않은 마음을 먹기도 할 것입니다. 아이는 누군가 보기에 사랑스러울 수도또 반대로 밉상이거나 어쩌면 아무런 존재감 없는 아이가 바로 내 아이이 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내 아이를 믿습니다. 굳게 믿습니다. 내가 믿는건 내 아이의 지금이 아니라 미래이고 내가 믿는건 내 아이가 뭐든 잘하고 누구에게든 사랑받을 것이란 것이 아닌 잘못을 했을 때에도 마땅히 깨우치고 기꺼이 개선함으로써 먼저 스스로에게 떳떳하리란 것입니다. 나는 아이가 세상적인 무언가가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나는 내 아이가 어른이 되어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던 마음을 다해 꿈.. 2013.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