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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러면 눈물이 나니까_120907 다섯살 아이들은 화가 나면 곧 잘 "엄마 미워""아빠 싫어"란 말을 한다. 흠, 마음이 건강하다는 신호다. 이제 불만을 울음이나 짜증으로 표현하지 않고 기특하게도 '섭섭함'으로 알린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올 행동도 뭐 뻔하다. 이거 안해, 저거 안해, 안먹어, 안 가, 싫어...... 라고 말하며 최대한 저항하며 자신의 소리를 낸다. 내가 마음이 아파요. 내가 속상해요. 난 그렇게 하고싶지 않아요. 난 마음이 불편해요. 난 사실은.. 무척 화가 났다구요. 이때 부모들은 어떨까. 사실 우린 그 말이 '홧김'에 내 뱉은 말임을 잘 알고 있지만, 많은 경우 정작 어른답고 너그럽게 대응하지 못 하고, "나도 너 싫다 뭐~"한마디 툭 뱉어버리거나 "왜 또 그래~"해버린다. 물론 때론 먼저 선빵을 날려 아이맘을 .. 2013. 7. 17.
선물할거예요_120907 어제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니 시은이가 뾰루퉁하다. 아빠말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빠가 좀 꾸중을 했고 시은이는 그것이 분해 집에 돌아오자마자 신발을 벗어던지며 신경질을 부렸다고한다. 무엇을 꾸중했던 것일까. 시은이에게는 12개(기억이 맞다면) 의 게임말이 짝이 되어야 게임을 할 수 있는 어떤 장난감이 있다. 크기는 손가락 두개 합친것 만하니 조그맣고 가벼운 게임말이다. 아무튼 그 중 하나만 빠져도 게임을 할 수 없음은 말 할 것도 없겠다. 그런데 글쎄 그 중 하나를 시은이가 친구에게 선물로 줬단다. 며칠 전 시은이는 나랑 그 게임을 하다가 문득 게임말 하나를 포장지에 쌓아서 나에게 선물했다. 난 받는척 하며 고맙다고 말하고 다시 그 게임말을 제 자리에 놓았는데 그걸 시은이가 또 다시 포장해서 유치원.. 2013. 7. 17.
다섯살 시은 (네돌) 다섯살이 된 시은이는 요즘 신이 난다. (중국식으로는 네 살) 그리고 무엇을 하던 먼저 "엄마, 나 네 살이지?" 라며 확인을 한다. 모든 방면에서 더더욱 의젓해 진 것은 말 할 것도 없겠다. 아이는 자라는 것이 한창 즐거운 나이인가보다. 다섯살이 된 시은이는 감정표현이 더욱 자유로와졌고 (질투, 실망, 행복, 자랑스러움 등의 단어를 알아간다), 더불어 타인의 기분을 파악하는데도 꽤 예리해졌다. 엄마가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하는 날에는 아빠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줄도 알며, 세심한 성격이라 엄마 작은 목걸이 팬던트 하나 바뀐 것도 알아 채 준다. 때론 흐르는 눈물을 참을줄도 알고, 이웃 동생이 장난감을 뺏거나 때리면 서럽지만 이제 화내지않는다. 이전보다 친구들과 덜 비교하고 더 양보하고, 놀다가 갑자기 .. 2013. 7. 17.
인사를 잘하게 하는법_120831 아이들은 자라면서 점차 어른들의 입맛에 맞춰진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좀 더 선택적으로 어른스러워지길 바라고, 아이들은 무분별하게 어른들의 못난 점까지도 학습해버린다. 이럴바엔, 차라리 우리가 아이에게 아이답기를 권하고 그러하도록 내버려둔다면, 흉내낼 수도 없는 아이들의 뛰어난 상상력과, 티끌만큼도 가식이 없는 아이들의 천진함을, 어쩌면 어른이 된 우리도 아직 간직하고있지 않았을까. 뭔가 서운한 마음이 가시질않는다. 시은이가 유치원에 간 지 내일이면 딱 일년이 된다. 즉 시은이가 작은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일년째 되는거다. 그간 아이는 몸과 마음이 부쩍 자랐다. 자주 엄마를 애먹이기도 했고, 반면 엄마에게 커다란 감동들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 중 난 이 글에서 인사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아이들을 .. 2013. 7. 17.
왜 TV를 보면 안되냐구요?_120831 왜 아이들에게 TV를 자주 보여주면 안될까? 내용이 방대하니 엄밀히 말하면 아이의 연령에 적합하지 않는 TV프로그램을 자제해야하는 것이 더 맞겠고, 사실 시중에 나와있는 책들에 충분한 이유들이 설명되어 있어서 여기선 생략할 생각이다. 대신 내가 겪었던 한가지 재밌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오늘 글이 엄청 땡긴다) 우리집은 TV를 안보는 대신 종종 DVD로 영화를 보는데, 언젠가 한번은 아이와 남극 탐험 관련된 영화를 본 이후였다. 아이가 땅바닥에 틈이 있거나 좀 갈라진 듯 무늬가 있음 그 위로 걷지 않겠다고 하는것이다. 그러면서 하는말 "엄마, 이 땅이 깨지면 어떻게?" "엄마, 내가 땅 속으로 떨어지면 어떻해?" 물론 그냥 웃어 넘기고마는 사람들도 충분히 있겠지만, 난 그 순간 정말 깊이 그 영화를 .. 2013. 7. 17.
배움의 적시_120831 시은이가 드디어 유치원 중반에 들어갔다. (중국은 유치원이 소/중/대반으로 나뉘어진다) 아침부터 어찌나 설레어하던지 의젓해 진 면은 말 할 것도 없겠다. 중반에 가면서 가장 가까운 변화는 바로 '젓가락 쓰기'인데, 시은이는 젓가락질을 잘하는 것이 꽤 자랑스러운지 엄마 얼굴이 붉어질만큼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질이다. 아래 곧 이야기하겠지만, 사실 젓가락질을 하게된 과정은 내게 아주 커다란 교훈을 가져다주었다. 두 돌 반이였을까. 아니 어쩌면 그보더 훨씬 더 전이였을지도 모른다. 난 어디선가 보았던 젓가락질 놀이를 시은이와 함께 시도했다. 젓가락으로 동그랗게 만든 찱흙을 집는 놀이다. 이시기 이와 마찬가지로 난 여러가지 게임들을 시도했지만, 아이는 젓가락으로 찱흙을 멋지게 찍어올리는 이상은 해내지 못했었다. .. 2013. 7. 17.
적당한 시기_120830 언젠가 본 문구에서, 아이가 대중앞에 서기 두려워하거나 수줍음이 많다면, "저 사람들 모두를 호박이라고 생각해 봐" 라고 말해보자 라는 식의 조언이 있었다. 아, 얼마나 멋진 말인가, 얼마나 위안이 되는 말인가! 라고 감동받으며, 나도 한번쯤은 써먹어야겠다 다짐했었다. 그리고 하루는, 시은이가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는데. 난 아이가 긴장하리라 확신하고 마침 이 말을 해 주게된다. "시은아, 저 사람들을 모두 호박이라고 생각해봐" 그런데 눈을 반짝이며 나를 올려다보던 시은이의 반응. "호박? 난 호박 필요없는데?" 한 방 먹은 시은이 엄마, 멋진 스크린의 한 장면쯤을 떠올렸는데, 성격적인 면도 있겠지만 사실 아이는 아직 그런 수줍음과 두려움을 경험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되려 "왜 사람들이 이렇게 적어?".. 2013. 7. 17.
기도하는 아이_120829 길어질만한 내용이라, 퇴근시간 30분 전 난 꽤 조심스럽다. 얼마전부터 아이와 난 잠들기 전 기도를 한다. 사실을 말하면 난 크리스찬이라고 말하기엔 아직 부족하고 부끄러운 상태이지만, 기왕 다시 교회를 다니기로 한 만큼 최선을 다 하기로 한다. 이 내용은 이쯤하고. 아이의 기도 내용이 무척 재미난다. 언제나 첫 문구는 "하나님 감사합니다"이지만, 종종 그 뒤에 이어지는 말과는 문맥상통하지 않는다. 1. 엄마한테 꾸중들은 날 하나님 감사합니다. 엄마를 화나지 않게 해 주세요. 2. 엄마한테 칭찬받은 날 하나님 감사합니다. 엄마를 기분좋게 해 주셔서요. 3. 엄마가 너무 좋은 날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엄마를 저한테 주셔서요. 4. 엄마가 기다려진 날 하나님 감사합니다. 엄마를 회사에서 더 빨리 돌.. 2013.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