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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언제부터 요즘은 왜 문자와 숫자를 서둘리 가르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열거하는 책들이 참 많이 나와있다. 물론 알아도 가르치는 그래도 조급한 엄마들이 더 많지만 말이다. 다행히 시은이는 이제 가르쳐도 좋을 (비교적) 한국나이 여섯살이다. (다섯살인가) 아무튼 어떤 전문가들이 말한것처럼 한글의 조합원리를 이해하는 나이다. 솔직히 고백하면 그간 나도 아주 손놓고 있진 못했다. 머리는 아니라고 해도 조급한 마음에 혹은 이런저런 이유를 가져다붙이며 나역시 내 아이가 남보다 더 많이 알기를 바랬던 것 같다. 아니라면 거짓이다. 물론 아는것이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고 그나마 꾸준히 읽어준 양질의 양육서적들이 나에게 브레이크가 되어주긴 했기에 난 아이에게 강요하진 못했다. 하지만 꽤 많이 노출하고 빈도수 꽤 높게 아이에게 글자.. 2013. 7. 17.
새로운 벌칙 요즘 시은이는 확실히 미운나이다. 하지 말라면 하고 하라고 하면 잔소리 한다고 안하는 나이. 나는 그런 나이가 중학교 사춘기에나 오는줄 알았는데 정말 유아 사춘기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물론 네 돌 아이는 세 돌 아이보다 세상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있고 어떻게 해야 사랑받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 대부분의 일상은 비교적 평온하고 타협적이긴 하다. 단, 일단 의견충돌이 생기면 마땅한 해결방법을 잘 모르는 하지만 결국 타협해야 함은 이미 인지하고 있는 그런 나이인것이다. 어린이와 아이 사이, 즉 이전처럼 '이건 내꺼야'라고 말할때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던 시절과는 다르다는 것. 아무튼 그래서 아이는 요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경험하고있다. 중학교 사춘기때와 비교한다면 추상적이거나 철학적인 고뇌가.. 2013. 7. 17.
아이가 잘못했을땐? 얼마전 남편과의 대화를 할 때였다. 아이를 다루는 굵고 다소 거친 이 남자의 방식에 언제나 2% 부족함을 느끼는 나는 종종 양육서적을 읽고 남편과 토론을 벌이거나 토론이 안되면 양해를 구하고 (동의하에 소요시간 정하고) 남편에게 친절하게 요약정리를 해 주는데 이번 남편의 질문은 정말 간단했지만 또 중요했기에 가져와봤다. 언제나처럼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읽어줘야하는지 왜 그래야하는지를 열변하던 내게 남편이 내던진 한마디: 남편: 그럼, 아이가 잘못했을땐 어떻게 해? 나 : 잘못이란게 뭔데?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길고 길어졌다. 난 남편에게 '잘못'이라고 정한것도 어차피 당신이 가지고 있는 틀이라고 이야기 해 주었고 그런 고정된 틀이 많으면 많을수록 아이와의 소통이 어렵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아무튼 나는 .. 2013. 7. 17.
이럴땐 울어요 지난 주말 시은이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 꼬마 셋에 어른 여섯. 이렇게 모여서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맛있게 해산물을 해 먹었는데 그날 시은이가 세번이나 울음폭탄을 터트렸다. 친구들 캐릭터: 티엔티엔(남자아이처럼 좀 거칠게 노는 여자아이, 맘에 드는 물건이 있음 꼭 가져야 하는 캐릭터) 궈궈(수줍은 사장님 캐릭터, 평소엔 얌전한데 역시나 맘에 드는 물건이 있음 꼭 가져야 하는 캐릭터) 시은(좀처럼 뺏기지도 뺏지도 않는 캐릭터,단 동생이랑 집에오는 손님에겐 지나치게 후한 편) 첫번째 울음폭탄: 시은이가 미끄럼틀을 타려고 하는 순간 티엔티엔이 밀쳐서 새치기,넘어지자마자 으왕~~ 두번째 울음폭탄: 궈궈가 갖고싶은 곰인형때문에 시은이 어깨를 꼬집음,억울하다며 으왕~~ 세번째 울음폭탄: 높은곳에서.. 2013. 7. 17.
시은이 대모험 제목은 거창하지만 사실 엄마랑 시은이만 재밌는 이야기다. 지난밤 잠들기 전 책 읽어달라고 조르는 시은이를 두고 입덧때문에 어질어질해진 난 엉뚱하게 색종이 한장을 곱게 반으로 접어줬다. 엄마: 시은아, 이건 시은이 책이야. 시은이가 읽고싶은 이야기는 이 속에 있어. 시은: (호기심에 눈을 번뜩이며 반으로 접힌 종이를 펼친다) 무슨 이야긴데? 엄마: 응, 이건 리시....뽕... 이라는 친구 이야긴데 들어봤어? 시은: (내가 '뽕'하는 순간 이미 쓰러졌다) 크하하핳 엄마: 옛날에....리시뽕이란 친구가 있었는데 눈은 하나고 엉덩이는 네모모양에.... 이렇게 짧게 리시뽕 이야기를 해주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재미붙인 우리 시은이 하나 더 하나 더 한다. 책보며 읽어주는 것 보다야 입만 움직이는게 덜 귀찮은 .. 2013. 7. 17.
(지금은 없지만) 동생과 언니(누나)에게 쓴 글 콩이야, 오늘 엄마는 한가지 너를 작은 위한 노력을 했단다. 사무실 이사를 하는데 새 사무실 패인트 냄새때문에 걱정이였거든. 그래서 부장한테 다른 사무실에 내 자리를 하나 부탁한다고 했어. 이런저런 좀 걸리는 마음이 없는건 아니였지만 너를 위해서 엄마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엄만 꼭 그렇게 하리라 마음을 먹었단다. 그리고 다행히도 회사에서 그렇게 해 주겠다고 했고. 물론 머지않아 회사를 관두겠지만 다녀야 하는 날까지는 다녀봐야지. 힘들게 일하는 우리의 아빠를 위해서 말이야. 콩이야, 네가 세상에 나오면 알게 되겠지만 세상 사람들은 돈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단다. 그것은 극단적일 수록, 넉넉할때나 부족할때 사람을 나쁘게 하기도하거든. 그래서 많은 엄마 아빠들은 어린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돈을 많이 벌길 바.. 2013. 7. 17.
(지금은 없지만) 둘째 이야기 유치원에서 돌아온 시은이 엉거주춤 서둘러 바지를 내린다. 시은: 엄마, 나 응가~, 응가~ 엄마: 그래 어여 가서 응가해, 응가하고 해야할 일 잊지말고 (손싰는 일). 참 요즘 난 가급적이면 해야할 일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고 상기시켜주는 방식을 택한다. 물론 때론 일부러 상기시켜주는 것도 생략하고 아이가 해내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하고 (이 방법이 가장 흐믓하다), 또 때론 잔소리를 퍼붓거나 짜증을 내야만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마지막 방법은 언제나 서로에게 효과적이지 않다. 엄마: 시은아, 그런데 시은이는 언제부터 엉덩이 혼자 닦을거야? (큰 볼일은 아직 엄마가 닦아줘야 한다) 시은: 음... 다섯살부터 (다섯돌), 콩이 태어나면 그때부터 혼자 닦을거야. 엄마가 바쁘니까. 엄마: 정말? 와, .. 2013. 7. 17.
5분 침착법_120907 이렇게 짧게 쓸 내용이 아닌데 오늘은 맘 난 김에 요약해본다. 눈물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겠지만 공개된 장소에서 잣은 아이의 눈물은 어른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구태어 설명은 필요없겠고 결정적으로 이만저만 챙피한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밝히는데 시은이는 얼마전까지 '울보'였다. (잠시 밝히지만 '창피'와 '울보'는 우리집 금지어다) 엄마를 닮아서 눈물이 너무너무 너무 많다. 상황1. 엄마, 친구랑 더 놀고싶어요, 우왕~~~ 상황2. 엄마, 시은이 잘 할거예요, 우왕~~~ 상황3. 엄마, 시은이 아직 엄마랑 뽀뽀 안했잖아요, 우왕~~~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아래 세 가지이다. 첫째, 아이는 소리내서 운다, 난 훌쩍훌쩍 우는 아이들이 조금은 위험해보인다. 둘째, 친구와.. 2013.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