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00 엄마도 할머니가 보고싶어?_111122 중국 고대시 중에는 고향을 그리워하거나 가족,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 하는 시가 유독 많은데, 그 중 아이들이 곧 잘 외우는 시들이 있다. 길이는 길지 않고 뜻은 심오하지만 운율감이 있어 아이들이 외우기 쉽고 또 발음 훈련에도 도움이 되서인지, 막 말하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노래처럼 많이 읽어주는 시들이다. 마찬가지로 시은이도 별뜻없이 두살경에 십 여 수의 시를 외웠는데, 물론 세 살이 되어 다른 관심사가 생기니 대부분 잊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밥먹다가 그 중 '정야사' 라는 시를 읊어달라길래, 난 반가운 마음으로 오랫만에 역시 외우는 몇 안되는 시 중 '정야사'를 읊어주면서 이번엔 그 뜻을 설명해주는데. 침대 앞 달빛이 밝으니, 서리가 내린 듯하구나. 머리를 들어 밝은 달을 바라보다 고개를 .. 2013. 7. 17. 뜨거운 마음 38m+ 아빠 출장가고 어제는 엄마랑 단둘이 지내는 밤이였다. 시은이 재울 준비하고 침대에 눕힌후 난 세수를 하던 중이였는데... 아 참, 시은이의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내가 세수를 하기 전 이야기로 돌아가야겠다. 잠들기 전 방에있는 작은 변기에 쉬야를 하는중, 엄마: 시은아, 쉬야 다 했어? 시은: (장난감 들고선 딴청)... 엄마: (박수를 짝짝 치며 주의를 환기하고 다시 매우 부드러운 톤으로) 시은아아~ 난 화가 나거나 인내심이 필요할때 일부러 음성을 낮추고 더 부드럽게 말을 건네는 편이다. 그래야 나 스스로가 더 쉽게 통제가 되고 아이에게 역시 더 효과적이다. 시은: 다 안했어. 아이는 요즘 한참 잠드는 시간이 아쉽다. 엄마: (약간 인상을 찌푸리며) 그렇게 오래.. 2013. 7. 17. 엄마 마음이 떠내려가면 어떻게 38m+ 응가하는 시은이를 바라보며, 엄마 심심해서. 엄마: 시은아. 시은: 응? 엄마: 시은이는 왜 엄마마음을 가져간거야? 시은: 응??? 안가져갔는데 엄마: 엄마 마음은 이미 여기 (시은이 가슴쪽을 가르키며) 에 있는걸? 이 안에 시은이 마음이랑 함께 있어. (손가락 끼며) 이렇게 시은이 마음이랑 엄마 마음이랑 꼭꼭 묶여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거든. 시은이가 유치원에 가서 낮잠을 잘때도, 시은이가 운동장에서 뛰어놀때도, 엄마 마음은 늘 시은이 마음이랑 함께 있거든. 그래서 우리는 함께하지 않아도 언제나 서로를 생각을 하는거야. 곧 쑥스럽고 행복한 표정을 하며 내가 했던 말을 더듬더듬 반복하는 시은이. 얼마후, 시은이가 쉬야를 할때 배를 움켜쥐고 있길래 배가 아픈가 하고 물어보니, 시은이 하던말: “엄.. 2013. 7. 17. 화나면 엄마를 안아봐 38m+ 시은이가 짜증을 심하게 낼 때가 있는데, 바로 무엇인가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이다. 모든 아이에게 다 그런 시기가 있겠지만. 엄마인 나는 시은이가 조급증 나 보이고,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 아이 마음을 달래주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해보았다. 사실은 시간을 벌어 아이 스스로 마음을 식히길 바라는 의도이다. 이전엔 주로 아이 마음을 공감해주어 표현해주고 다독여주는 방법을 썼는데, 물론 장기적으로 봤을때 효과적일 것이라는 점은 여전히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마음 쓰는것 외에도, 아이가 상징적인 혹은 약속된 행동으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표출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난 안아버리는 방법을 아이에게 권했다. 무엇을 열중하던 시은, 잘 되지 않으니.. 2013. 7. 17. 어느 나라 사람 38m+ 목욕하면서 나눈 대화이다. 엄마: 시은아, 아빠는 어느나라 사람이야? 시은: 아빠는 중국사람. 엄마: 엄마는 어느 나라 사람? 시은: 엄마는 한국사람. 엄마: 그럼, 시은이는 어느 나라 사람이지? 시은: 시은이는… 시은나라 사람이지. …… 예상치 못한 대답, 지금까지 해왔던 엄마의 쓸데없는 고민들을 한방에 훅 날려주는 말이였다. 가장 좋은 답안을 찾은 느낌이였다. 사실 난 모범답안이라고 여겨지는 대답을 준비했었는데, 아이의 통쾌한 대답에, 난 그렇게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는것이 더 좋을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아이가 조금 더 자라서 스스로 궁금해 할 때가 되면, 그때 다시 이야기 해 주어야겠다. 2013. 7. 17. 내 꿈은 지하실에서 마음껏 뛰어노는거예요 38m+ 어느날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시은이 한다는 말이, 엄마, 내 꿈은 지하실에서 마음껏 뛰어노는거예요! 흠. 꿈을 꾼 것일까? ----- 평소 아이는 지하 주차장을 좋아한다. 여느 호기심 많은 아이들처럼 어둡거나 더럽거나 위험한 것에 열광한다. 괴물이 나온다고하기도 하고, 위험하다고 붙잡는 엄마의 어깨 넘어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차들을 둘러보기도 한다. 금지된 것에 대한 욕구일까? 어제 모 기사에서, 꿈은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이지 ‘무엇이 되고자 하는것’이 아니란 글을 읽었는데, 생각해보니 세돌 시은이는 과연 하고자하는 것을 꿈꾸는 것 같다. 그 꿈이 지하실에서 뛰어노는 것이던 무엇이던,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엄마는 도와주고 싶다. 역시 가장 큰 바램은. 아이가 지금처럼 앞으로도 .. 2013. 7. 17. 자동차 가지고 놀고싶어요 38m+ 놀이터에서 함께 놀던 아빠와 시은이와의 대화다. 시은: (자동차를 가지고 노는 동네오빠를 발견하고) 아빠, 나도 자동차 가지고 놀고싶어요. 아빠: 그래? 그럼 네가 오빠한테 가서 빌려달라고 해봐. 시은: (부끄러워하며) 그럼 저 오빠가 부끄러워하잖아 (이건 무슨??). 아빠가 말해줘. 아빠: 시은이가 부끄러워서 그런거지? 괜찮아. 아빠는 시은이가 직접 말하는 것이 더 좋을것 같은데? 가서 말해봐. 시은: (씩씩하게 걸어가서는) 오빠! 오빠: (뚱하니 쳐다보며) 시은: 오빠, 그 자동차 나 돌려줘! 당당하게 말한것이 통했나보다. 시은이는 그날 신나게 자동차를 가지고 놀 수 있었다. 왜 돌려달라고 했을까? 뭐든 자기것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강해서 순간 착각한 것일까. 귀여운 세살이다. 2013. 7. 17. 엉덩이가 차가워요 38m+ 요즘에서야 시은이는 벽에 붙여놓은 ABCD를 본다. 그냥 하염없이 거기 앉아서 원투쓰리포를 하기도 하고, 그림을 붙이기도 하고, 아무튼 유치원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긴 하나보다. 지켜보다가, 앉은 바닥이 차가울것 같아서 다가갔다. 엄마: 시은아, 자, 이리와봐 엄마 무릎에 앉자, 시은이 엉덩이가 차갑잖아. 한참 이쁜말을 잘 해내는 요즘이라, 사실 이때 난 이미 시은이가 무슨말을 할 지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시은: 엄마, 그럼 엄마 엉덩이 차갑잖아. 아직 입장 바꿔서 생각하는 법을 알기엔 좀 이른감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책에서), 흠. 이런 마음은 보상심리 (엄마의 반가운 반응 내지는 칭찬)에서 온 것일까? 2013. 7. 17. 이전 1 ··· 50 51 52 53 54 55 56 ···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