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600

실수에 대처하는 자세_110913 37m+ 시은이 주방 탐색중, 분주한 엄마를 두고 문득 계란통에서 계란을 하나 꺼내 거실로 가지고 간다. 엄마: 시은아, 그거 계란이야, 떨어트리면 깨지는데 시은: 괜찮아, 괜찮아, 시은이 조심할거야. 엄마: 정말 조심히 다뤄야 해, 깨지면 엄마가 화를 낼 지도 모르니까. (솔직한 엄마) 시은: 알았어, 괜찮아. 사실 난 벌어질 일을 이미 알고 있었고, 다행히 화가 나지 않을 정도의 마음의 여유가 있어 괜찮았다. 계란 하나쯤 깨지면 어떤가. 오히려 난 시은이가 깨진 계란을 자신의 실수를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해졌다. 잠시 후, 시은: (거실에서)으앙…~~~~~~ 엄마: (드디어 올것이 온거지 라고 생각하며 침착하게) 시은아, 무슨일이야? 시은: (여전히 울며) 엄마,이상해, 시은이 손 안뾰족한데 계란이 깨.. 2013. 7. 17.
좀 울을래요_110908 36m+ 엄마랑 아빠랑 지낸 즐거운 주말 시간이 다 지났갔다. 이제 다시 유치원에 가야한다는데, 난 좀 가기 싫어졌다. 엄마아빠랑 노는것이 아직 조금 더 재밌는것 같다. 아침에 나의 이쁜 검정구두를 신겠다고 했는데, 엄마가 못그러게 해서 많이 상심했다. 안그래도 기분이 별로였는데, 유치원에 가니 사방이 온통 친구들 울음소리로 쩌렁쩌렁 울린다. 흠. 못참겠다. 아무래도 오늘은 나도 좀 울어야겠다. 오늘이 유치원 간지 다섯번째 날이다. 지난주에는 하도 아이가 기특해서 주말 이틀을 모두 김밥 둘둘 말아 공원에 놀러갔다. 감기가 잘 안떨어져서 걱정했는데 기침도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유치원 가는 어제하고 오늘, 시은이가 울고 말았다. 어제 아침 집을 나설때, 시은이는 이미 잔뜩 심술이 나있었다. 이유는‘검정두구.. 2013. 7. 17.
시은이 잔소리_110906 36m+ 요며칠 시은이 잔소리가 말도 아니다. 잔소리 1. 인내심을 가져야지. 공원에서 낚시놀이를 하는데, 아빠가 몹시 서툴게 낚싯대를 들어올린다. 그 모습을 보고 시은이 미간에 주름을 지으며: “아빠, 그러면 안되지, 인내심을 가져야지” 잔소리2. 꼈어, 엄마. 역시 공원에서 김밥을 먹는데, 시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다가, “엄마, 꼈어” “??” “(가르키며) 이에 꼈잖아” 아빠 곁에서 폭소. 잔소리3. 아니지, 돈을 내고 먹어야지. 마트에서 나오면서 시은이가 좋아하는 망고푸딩을 샀다. 빨리 주고싶은 마음에 포장 먼저 뜯어 다 먹고 포장지가지고 계산하려 하니. “자, 시은아, 시은이가 좋아하는 망고푸딩 먹자” (인상 팍 쓰고선) "아니지, 돈을 내고 먹어야지” 잔소리 4. 빨리, 빨리 세가족 함께 외.. 2013. 7. 17.
아이가 정말 알고싶었던 것은_110906 36m+ 이맘때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에게 대답해내기 곤란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을것이다. 예를들어, 왜 엄마는 여자야? 왜 동물은 말을 못해? 왜 바다는 깊고 넓어? 아이는 ‘왜’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기 시작하고, 그 중 어른들이 보기엔 너무나 당연하여 대답해 낼 수 없는 질문들이 있는데, 이럴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며칠전 시은이와 대화를 나누다가 재밌는 사실 두가지를 발견했다. 외식하는 토요일날 쓸쓸해보이는 크롱(인형)이를 데리고가자고 내가 제안을 한 날이였다. 시은: 엄마, 크롱은 남자야? 엄마: 응, 크롱은 남자지? 시은: 크롱은 왜 남자야? 엄마: ㅡㅡ’’’ 시은: 왜 크롱은 여자가 아니야? 엄마: (머리 굴리는 중) 엄마: 시은이는 왜 크롱이 여자일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 2013. 7. 17.
유치원 둘째날_110905 속상한 일이 있었다. 점심을 먹고 잠자리에 들기 전이였는데, 어떤 녀석이 내 침대쪽으로 다가와 내 이불과 베게를 만지작거리더니, 급기야는 내 베게를 가져가려고하는것이 아닌가! 난 당황스럽고 화가나서 그 애한테서 내 베게를 뺏었는데, 이 나쁜녀석이 날 발로 치는거라. 나도 급한맘에 녀석을 발로 찼는데, 결국 분해서 울어버렸고. 선생님이 놀라 달려와 무슨일이냐고 묻는데, 난 선생님께 속상하다고 얘기하고서도 분이 안풀려 계속 울어버렸다. 분주한 아침, 맞벌이 부부의 육아란 이런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시간에 쫒기다보니 아이를 재촉하고 짜증을 내버렸다. 이러다간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일을 모두 아빠에게 맡겨야할것 같다. 직업이 자유롭지 못한것과 운전을 배우지 않았던 것이 오늘은 한이 된다. 시은이는 오늘.. 2013. 7. 17.
등원하는 날 오후_110902 엄마 아빠와 인사를 하고 교실로 들어섰다. 이어서--- 교실안엔 알록달록 우리집에 없는 재밌는 장난감들이 참 많았다. 기분이 좋아졌다. 장난감을 좀 가지고 놀다가 밥을 먹기위해 자리를 옮겼다. 아침으로는 커다란 만토우 (중국식 진빵)가 나왔다. 내 아줌마가 좋아하는 만토우. 문득 아줌마가 보고싶었지만 참았다. 후루릅 후루릅 아침을 먹는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하나가 울음을 터트렸다. 아니 사실 처음부터 쭈욱 좀 시끄럽게 울고있었다. 엄마가 보고싶은가보다. 나도 살짝 엄마 생각이 났지만, 폭신폭신한 만토우를 꿀꺽 삼키니 좀 괜찮아졌다. 아침을 먹고 다들 운동장으로 나섰다. 와, 드디어 내가 지난 삼년동안 그토록 들어와보고 싶어했던 유치원 운동장으로 간다! 난 설레이고 흥분되는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기분.. 2013. 7. 17.
죽는게 뭐예요_110902 어제 시은이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뒤죽박죽 순서없고 논리적이진 못하지만, 여러가지 아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대화여서 기록해두기로 한다. 엄마: 참 유치원에서 울었다는 친구 얘기 듣고싶어 시은아, 친구가 왜 울었어? 시은: 엄마가 보고싶었던거야. 엄마: 시은이는 괜찮았어? 시은: 응, 난 용감하거든. 엄마: 아, 그렇구나~, 시은이 정말 의젓하다. 시은: 뽀로로랑 크롱도 용감하잖아. - 갑자기 뽀로로 이야기로 전환- 엄마: 웅? 근데 뽀로로랑 크롱은 상어 무서워하지 않아? 시은: 안무서워해, 괜찮아. 엄마: 시은이는? 시은: 상어 좀 무섭지. 엄마: 그리고 또 뭐가 무서워? - 무서워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 시은: 늑대도 무서워. 엄마: 그리고? 시은: 파도도 무서워. (파도를 좋아하지만.. 2013. 7. 17.
유치원생 시은이에게_110902 사랑하는 딸아! 오늘은 네가 유치원에 입학하는 날이야. 어린 네가 설레임과 두려움에 맘이 흔들려 몸살을 앓았던 것처럼, 엄마 역시 며칠 내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단다. 유치원에서 네가 빈번하게 사용할, 너의 이불과, 너의 베게, 그리고 너의 옷가지들에 이름을 새기면서, 엄마는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모른단다. 매일매일 베게를 베면서 엄마 아빠 생각하라고, 없는 시간 쪼개서 남들이 보면 쓸데없을 우리가족 얼굴을 수놓기도 했고, 혹시라도 수놓은 엄마얼굴 보며 울어버리지나 않을까, 수를 놓는 내내 망설여지기도 했지. 혼자 잠드는 것이 아직은 서툰 너인데, 네가 좋아하는 양양이 인형을 가방속에 넣어야줘야하는지도 고민되고, 응가하고 선생님이 닦아준 엉덩이가 깨끗하지 못할까봐,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스스로 엉.. 2013.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