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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먹어야지_110422 어제밤 일이다. 저녁식사 중 시은이가 밥을 입에 물고 오물오물 삼키지 않길래, 엄마: 시은아, 삼켜야지. 시은: 응! (언제나 대답을 잘하는 시은) 엄마: 밥 잘 먹어야지 키크지. (순간 엄마는 아빠와 엄마 키에 대한 시은이의 생각이 궁금해 다시 물었다) 시은아, 아빠가 커 엄마가 커? 시은: 아빠가 크지. 엄마: 그래~~, 그럼 아빠처럼 키 크려면 밥을 잘 먹어야지. 시은: 응, 근데 엄마.... (물끄러미 바라보며) 엄마는 밥 잘 안먹었어? 엄마: 아…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뒷얘기 엄마: 엄마 어릴적엔 이렇게 맛있는게 별로 없었어. 시은: … 엄마: 그래서 엄마는 밥 잘 먹었는데 키가 많이 안큰거야. 시은: 그래도 엄마 어릴적에 귀여워 (현재형으로 대답하는 아이) 엄마, 귀여워 (하며 안아준다, 이.. 2013. 7. 17.
닥터시은_110411 엄마: 환자역 시은: 의사역 닥터시은: 어디가 아파요? 환자 : 배가 아파요. 닥터시은: (청진기를 거꾸로 메며) 그럼 들어봐야겠어요. 환자 : (청진기 제대로 돌려주며) 네 그러세요, 의사 선생님 닥터시은: (청진기 똑바로 가슴에 들이대며) 무슨소리가 들리죠? 환자 : (웃음을 참으며) 그건 의사선생님이 아셔야죠. 닥터시은: (완전 진지한 표정으로) 문제의 소리가 들리네요. 환자 : ?? ? ? 심장소리가 빨라지지 않았나요? 닥터시은: (여전히 진지) 빨라지지 않았어요. 닥터시은: (급히 체온계를 들이대며) 체온을 재야죠. 환자 : (체온게 제 위치에 잘 끼고) 네 닥터시은: (좀 기다리는듯하더니 체온기를 빼며) 됬어요. 환자 : ….. 닥터시은: (아무렇지도 않게) 100도네요. 일.영.영. 100도.. 2013. 7. 17.
하히힐 신고_110402 시은이는 예쁜엄마를 좋아한다. 심지어는 엄마가 예뻐지면 엄마를 못알아본 적도 있을정도. 얼마전 아빠가 엄마에게 여름샌들을 사 주었는데, 그 굽이 내 평생 신어본 신발중 제일이라 할 수 있겠다. 암튼 신는 순간 어지러울 정도. 샌들을 신고 날아보자 펄쩍~ 은 어림도 없고, 걷는것만해도 역부족인 것을, 아빠가 갈수록 철이없다싶다. 아무튼 시은이 앞에서 그 엄청난 샌들을 신어보는데, 풋…. 우리 시은이 또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시은: (샌들보고) 와~~~, 멋지다, 엄마 신어봐. 신어봐. 엄마: (신어보이며) 엄마 예뻐? 시은: (아빠 옷깃을 잡아끄며) 와 이쁘다, 아빠 아빠 엄마 이쁘지?? 이쁘지?? 물론 본인이 신어보는것도 잊지 않아주시고. 엄마샌들을 신고 시은이는 연신 시은이가 커다래졌다고 외친다... 2013. 7. 17.
마이크 주세요_110402 짐보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짐보리 수업이 10회를 넘어갔다. 처음엔 그냥 몇번 들어보려했는데 시은이가 이미 적응단계에 접어든 바람에, 아껴서 아껴서 잊을만하면 한번씩 들어주고 있다. 이녀석 처음엔 엄마곁에서 떨어지지도 않더만, 지금은 선생님 곁에서 줄창 배회한다. 선생님이 수납장에서 놀이도구를 꺼낼때도 어김없이 영차영차 함께 거들고, 예의없이 자기 시선을 가리며 눈앞에 어슬렁거리는 아이가 있음, 가차없이 원위치로 밀며 비키라고도 말한다, 가끔은 발길로 차버린다, 원칙을 좀 중요시여기는 경향이 있다. 또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곁에서 뛰노는데, 시은이는 이제 멀치감치서 가끔씩 엄마가 있는지만 힐끔 확인하고선, 씩씩하게 스스로 놀이에 집중한다. 그 중 시은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마이크 놀이, 선생님이 .. 2013. 7. 17.
12마리 양 31m+ 아이들 주변은 온톤 살아있는 놀잇감들로 꽉 차있다. 정말이지 기가 막히게도 잘 아이들은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곤 한다. 언제나 묵묵히 방 모퉁이를 지키던 휴지통도, 눈코입이 떨어져나가 흉하게 변해버린 곰돌이 인형도, 버리려고 내어둔 지난밤 빈 상자들도, 아이의 손에 닿으면 그 모든 것들은 ‘의미있는 것’이 된다. 그래서, 그래서 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배로 즐겁다. 얼마전 시은이와 했던 ‘말놀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역시 아이처럼 대부분의 놀이를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편이다. 손 닿는데로 주변 무언가를 잡아서, 내지는 생각나는대로, 이번 ‘말놀이’ 역시 그렇다. 잠들기 전 그냥 양을 새는 놀이가 생각나서 한 것이였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교훈을 가져다 준 놀이였다. 물론 아이에게는 단지 또한.. 2013. 7. 17.
엄마 출근 안해요? 31m+ 어제는 일요일, 시은이와 함께하는 날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허겁지겁 엄마에게 하는 첫마디: 엄마, 엄마 출근안해요? 안한다고하니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래도 안심이되지 않는지 한마디 더: 엄마 시은이랑 놀꺼예요? 따땃한 이부자리가 식을새도 없이, 시은이 뜨거운 마음에 데인 엄마는 짠하게 마음이 시린다. 2013. 7. 17.
줄서서 화장실 가요 31m+ 이케아에 갔다. 아직까지는 차타고 외출할땐 안전하게 기저귀를 착용하는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중국서 깨끗한 화장실 줄안서도 되는 곳이 많지가 않은지라) 이케아는 좀 낫겠지 싶어 어젠 모험 한번 해봤다. 물론 시은이 전용 변기뚜껑 소지했다. 암튼 안전하게 이케아까지 도착하고, 시은이가 소변마렵다고 하기 전까지 비록 좀 조마조마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대견하게 잘 해낸 시은이. 허나 이케아의 화장실 역시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화장실 문 밖으로까지 삐쳐나온 길다란 줄하며, 문앞에 다가가니 의식하지 않아도 맡아지는 불쾌한 냄새하며… 심지어는 시은이가 먼저 코를 말고 이건 무슨 냄새냐며 묻는다. 엄마: 와~ 시은아, 사람 많다. 줄서야하는거 알지? (라고 물었지만 내심 누군가 양보해주면 좋을텐.. 2013. 7. 17.
달님_110402 31m+ 오늘 이야기 역시 아이엄마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났을법한 일, 하지만 역시 모든 엄마에게 각각 최고로 특별한 일이겠다. 지난 저녁이였다. 아빠 엄마랑 시은이랑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 왜 그 있지않은가? 양손에 엄마 아빠손 잡고 ‘하나 둘 셋’ 하면서 슝 하고 앞으로 날아가는 것. 해도해도 자꾸 해달라고 만드는 그 재밌는 것 말이다. 시은이와 그것을 하는 도중 대화이다. 그간은 늘 동화책 속의 달님 이야기만 해왔는데, 처음으로 실존하는 달님을 의식한 날이라고 해야할까? 시은: 엄마! (문득 무엇인가 발견한듯) 엄마: 응! 시은: 달님이예요. 엄마: 그러네. 시은: (조금더 날기를 계속하는데 아무래도 덕분에 달님을 쭈욱 응시한듯)엄마! 엄마: 왜? 시은: 달님이 시은이 쫒아와요, 아까부터 계속. 엄마:.. 2013.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