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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끄는 시은이_101112 정확히 말하면 DVD다. 왜냐하면 우리집은 TV를 안보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으면서 남편과 한 약속을 지킨것이다. 시은이 검정 스타킹을 신고서 한참을 신나게 춤을 추다보니 (엄마랑 똑같아 참고), 목욕할 시간이 다가왔다. 엄마는 이제 오래 봤으니 그만 봐야겠다고 했고, 마지막으로 한 곡만 더 듣자고 했다. 난 언제나 아이가 더 말을 잘 들어주길 바랄땐 (혹은 잘 안 들어줄것 같을땐), 바로 그만두게 하는 것은 피한다. 늘 마지막으로 한곡만 더, 한번만 더, 한개만 더, 그런씩으로 아이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되 (무엇인가와 이별할 시간을 준다), 꼭 약속을 하고 지키도록 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먹혔던 기막힌 방법이다. 약속은 강하게 하고 (중국식 주문이 있다), 마지막 한번이 끝났을땐 아이의 반항심이 발동하.. 2013. 7. 15.
엄마랑 똑같아_101112 퇴근하고 옷을 갈아입는데 좀 쌀쌀해서, 속에 입은 쫄바지를 겹쳐입었다. 시은이 밥먹다가 보더니 자기도 검정바지 입겠다고 난리다. 검정 쫄바지.... 난 옷장에서 시은이 검정 면스타킹(스타킹이라 하나 모르겠다)를 꺼내와, 밥 다 먹으면 갈아입을수 있다고 했다. 스타킹을 보고 흥분한 시은이는 금새 식탁의자에서 내려오더니 바로 입혀달라고 난리다. 난 밥을 다 먹고 입혀주겠다고 약속했다. 처음에는 실망 그리고 고집을 피우는가 싶더니, 밥을 잽싸게 다 먹어치우고 엄마 검정바지 검정바지 한다. 아래는 스타킹을 위엔 내복을 입은 시은이는, 옷을 갈아입자마자 거울 앞으로 뛰어가 자신을 요리조리 비춰본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춤을 춰야 한단다. 타이트한 옷을 입으면 춤 생각이 나는게 정상인가, 문득 말도 안되는 생각이 머.. 2013. 7. 15.
못생겨도 좋아요 뒷 이야기_101112 오늘은 아빠가 출장에서 돌아온 날, 퇴근하니 곳곳에 장난감들이 널려있다. 기분좋다, 아빠가 시은이와 재밌게 놀아준 냄새가 난다. 저녁 먹고 셋이서 그냥 침대에서 뒹굴었다. 문득 아빠 보여주려고 (못생겨도 좋아요 참고), 시은이에게 묻는다. 이번엔 더 못생기게 얼굴을 찌뿌리고 (사실 시은이도 따라 찌뿌린다), 엄마: 시은아, 엄마 이렇게 못생겨져도 이뻐? 여기서 이쁘다는 것은 좋아라는 말 뜻에 근접할것 같다. 시은: 이뻐~ 아빠 눈치없이 곁에서 또 장난한다. 아빠: 우와, 엄마 정말 못생겼다~ 엄마: 시은아, 엄마봐 아빠도 엄마 못생겼데잖아, 그래도 엄마 좋아? (이번엔 제대로 된 돼지코를 흉내냈다) 시은: (엄마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난 들었다 시은이가 '돼...'까지 한것을) 좋아! (그랬도 좋다는 말.. 2013. 7. 15.
못생겨도 사랑해요_101112 어제는 퇴근후 시은이 밥을 먹이면서 내가 물었다. 지난밤에 보여달라던 철학동화를 읽고난 후였다. 예쁜 아가씨가 있었는데, 그래서 처음엔 사람들이 다 그녀를 좋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만해지고 이기적이 되어가는 아가씨가, 나중에는 결국 못생겨져서 오히려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다는 뭐 그런 얘기였다. 엄마: 시은아, 엄마 좋아? 시은: 응 엄마 좋아. (또 고양이 아양떠는 자세로 얼굴을 부빈다) 엄마: 그럼 엄마 예뻐? (시은이가 즐겨 하는얘기다) 시은: 응 엄마 예뻐. 엄마: 이렇게 (눈을 찢어보고 입을 찌그러트리고) 엄마가 못생겨지면? 그래도 엄마 예뻐? 시은: (아주 조금 망설이다가 얼굴을 찌푸리며 느끼는 대로 대답하는 듯하다) 안예뻐. 엄마: 그럼 시은이는 엄마가 안예뻐지면 (이렇게하며 또 일그러.. 2013. 7. 15.
시은이와 친구먹다_101112 어제는 아이가 문득 그런다. '엄마, 친구해' 고지식한 시은이 엄마 말한다. '엄마는 가족이야 시은아' 시은이 포기않고 말한다. '아냐아냐, 엄마 친구해' 하마트면 시은이가 내어준 특별한 자격을 걷어찰뻔 했구나. 2013. 7. 15.
시은이의 나 사랑_101110 시은이는 자기 사랑이 많은 아이다. 시은이가 좋아. 시은이 이뻐. 시은이는 착해요. 시은이 잘했어요. 시은이는 괜찮아요. 시은이가 할꺼예요. 종종 거울속에 비친 자신을 한참 들여다보다 흐믓함에 젖어 음음음 흥얼대고, 오늘은 검정신발을 신을거에요. 검정색과 빨강색 사랑도 보통이 아니다. 넘어져서 혼자 일어나는 모습을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면 번개처럼 달려와서, 시은이는 용감해요,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나고 울지도 않았어요. 자기가 그리도 대견한지 한마디 해야한다. 엄마가 시은이는 누구꺼냐고 물으니, 의외의 대답을 한다. 시은이는 시은이꺼, 엄마는 엄마꺼, 아빠는 아빠꺼. 아이는 이렇게 '나'를 사랑하고, 차츰차음 '각자'의 의미를 이해한다. 그래도 아직은 엄마는, 시은이는 엄마꺼 (내지는 엄마는 시은이꺼) .. 2013. 7. 15.
아빠를 찔러볼까_101109 지난 저녁식사 시간때였다. 시은이가 건전지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고, 나는 그것이 전기(에너지)가 담겨있는 건전지라고 얘기해주고는, 서랍에 넣으려 했다. 시은이는 재빠르게 옆에있던 멜로디 상자를 열더니 건전지가 없다고 했다. (정확히 빳데리라고 했다) 그러더니 도라이버(어쩜 좋은가, 정확한 한국어 단어가 생각이 안난다. 아빠와 함께여서 이땐 중국어로 말했다)를 가져오라고 했다. 빨간색 도라이버 (나는 시은이가 이때 빨간색이라 한 것도 보통 신기한 것이 아니다, 언제 봤을까 그 색을 기억한다) 란다. 나는 그 둘이 크기가 안맞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시은이에게 직접 확인시켜주기 위해 도라이버를 꺼내 아이를 만족시켜주려는데, 짱난끼가 발동한 시은이는 곧 도라이버를 들고선 "아빠, 찔러볼까?" 하며 계획을 변경한.. 2013. 7. 15.
아빠도 어른이예요?_101109 어제 일이다. 나는 샤워중이였고 시은이는 엄마를 기다린다며 문앞을 서성이다, 아빠와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눴다. 시은: 妈妈是大人,爸爸是大人吗?엄마는 어른이예요, 아빠도 어른인가요? 아빠: 爸爸也是大人哦。아빠도 어른이지. 시은: 那,爸爸的腿也粗吗? 그럼 아빠도 다리가 굵은가요? 다시 아래는 얼마전 시은이를 목욕시켜주던 아줌마와 시은이와의 대화 내용이다. 시은 : 妈妈的腿粗。엄마 다리는 굵어요~ 아줌마: 因为妈妈是大人。왜냐하면 엄마는 어른이거든. 시은 : 大人的腿是粗的。 어른다리는 굵구나. 마지막으로, 엄마 아빠와 며칠전 나눈 대화다. 시간의 추이로 본다면 제일 먼저 발생한 일이겠다. 아빠: (퇴근후 옷갈아입는 엄마를 보며) 妈妈的腿好粗哦!엄마 다리 정말 굵다! 시은: 粗腿妈妈~粗腿妈妈~ 굵은다리 엄마, .. 2013. 7. 15.